한-일 롯데서 퇴출 신동주···경영 복귀 마지막 카드편지 내용 설득력 있어···신 회장에게 이점도 있어日롯데서 완전 독립, 100조 기업 단번에 거머쥘수도
신 전 부회장이 편지를 통해 동생에게 제안한 내용은 형제가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를 해소하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일본롯데 경영을 자신이 맡고 한국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맡도록 경영권을 나누자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뒤늦게 일부 언론에 화해 편지를 공개하며 또다시 노이즈를 일으키려는 것"이라며 "전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편지 내용을 살펴보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신동빈 회장에게도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공개된 편지 내용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화해가 실현된다면 일본 경영진도 그 화해 내용에 따를 것으로 보여 나와 신동빈 회장은 각 개인과 일본 경영진들이 보유하고 주식 등으로 일본 롯데그룹 각 사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일본 회사법에 따르면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지배할 수 있으면 일부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변경하는 종류 주식 제도를 이용해 일부 주주만이 특정 회사의 의결권을 갖는 구조로 바꿀 수 있다”며 “이런 절차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일본롯데 계열사들이 대주주인 회사)로부터 호텔롯데와 그 밖의 한국 롯데그룹 회사를 독립시키고, 나는(신동주 전 부회장)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와 그 밖의 일본 롯데그룹 회사를 독립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해안 실현이 롯데그룹의 영속적 발전과 한국 경제에도 이점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집행유예로 석방된 신동빈 회장이 지금 당장 일본의 이사직에서 해임당할 일은 없을지 모르지만 고등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에 보다 엄격한 일본 경영진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일본 롯데가 지배구조상 한국 롯데위에 있는 구조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향후 한국 롯데그룹 경영진이 일본 경영진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언제라도 일본 경영진들 입장에 따라 해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의 자본상 지배 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2016년 롯데 경영 비리에 대한 대규모 검찰 수사로 백지화된 바 있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은 10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일본 롯데그룹 매출 규모는 4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4조짜리 기업이 100조 기업을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신 회장이 석방되고 경영권 분쟁도 막자지에 접어든 만큼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검토가 재개되겠지만,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화해안 내용대로 한국롯데의 분리가 실현될 경우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그룹에 의한 지분상의 지배 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신동빈 회장이 원하는 뉴롯데'의 완성된 그림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도 이 내용이 실현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현재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4%에 불과한 신동빈 회장은 불안정한 경영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매출이 100조원에 달하는 한국 롯데그룹 전체를 손에 넣게 된다.
이는 한국 롯데가 진정으로 한국 기업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이미 3년을 넘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싹을 근절할 수 있게 되는 것도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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