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아버지 뜻대로 한·일 롯데 각각 나눠 분리 경영하자”화해 제안 실패하자 언론에 자신이 보낸 편지 공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이후 세 번에 걸핀 편지를 친필로 작성해 동생 신 회장에게 보냈으나 화해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이 2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에도 화해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서면을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시도조차 거부당한 신 전 부회장 측은 최근 복수의 언론들을 통해 편지를 공개했다.
신 전 부회장이 편지로 제안한 내용의 핵심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는다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그려왔던 그림대로 아버지의 뜻에 따라 각각 일본과 한국 롯데 지분을 갖고 분리 경영을 하자는 것.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가 투자 자회사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에서 그룹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일부 상실시킴으로써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경영권을,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을 갖게 되는 구조로 바꾼자는 것이었다.
이에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또다시 언론을 이용해 노이즈를 일으키려던 수작”이라며 “전혀 진정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은 8일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4월께 구속중이던 신동빈 회장을 예고없이 찾아가 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서 “갑자기 찾아온 만큼 만나지는 못하고 대리인에게만 전달됐는데 이후에도 몇 차례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롯데에서 퇴출 당한 신 전 부회장이 뒤늦게 일부 언론에 화해 편지를 공개하며 또다시 노이즈를 일으키려는 것”이라며 “경영진 선임은 상법에 따라 이사회와 주총결의가 필요한 사항인데도 마치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밝힌 것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일본롯데에서 퇴출된 이후 경영복귀를 위해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놓고 주총 표대결을 벌였지만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못하며 5차례 모두 패했다.
특히 지난해 6월 29일 열린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 상태였지만 신 전 부회장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일본롯데에서 30여년간 경영진으로 일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못해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법원은 해임무효를 주장하는 신 전 부회장에 대해 임직원 e메일 사찰과 회사가치 훼손 등을 꼬집으며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윤리의식도 결여되어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앞서 두 회사는 신 전 부회장이 이사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회사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 신용을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2015년 9월 임시주총을 열어 그를 해임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화해편지를 전달할 당시에도 일부 언론 인터뷰 자료를 통해 신동빈 회장을 공격했고 주총 표대결까지 벌여 명분쌓기 용이라는 점이 뚜렷했다"면서 "신동빈 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이를 기회로 또다시 경영복귀를 시도하려는 포석"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그간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 위임장 등을 작성하며 경영권분쟁을 촉발시켰고 심지어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주주권 대리 행사 위임장 효력을 두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버지로부터 증여 받은 한국롯데 지분도 대부분 매각했는데 그 행동이 아버지의 뜻과 같이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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