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서 화해 받아들일 의사 있지만경영권 분리는 “내 영역 밖이다” 선그어
◇신동빈 “화해는 받아들이지만 경영권 분리는 주주 신뢰 얻어야” 사실상 거절 =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2일 신규 오픈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현장점검차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화해의 뜻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 “가족이니까 화해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경영권 분리 제안에 대해서는 “주주 신뢰가 먼저”라며 자신의 소관이 아닌 만큼 일본 이사진의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며 선을 확실히 그었다.
그는 “제가 지분을 70~100%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언제든지 주총에 돌아와 본인 비전과 실적, 전략을 말하고, 기존 이사진 등에게 신뢰를 받으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가족으로서 화해할 의사는 얼마든지 있지만 한일롯데 경영권 문제는 자신의 결정권 밖에 있는 문제임을 분명히한 것.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와 신임 없이는 경영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일본 롯데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잃은 신 전부회장이 경영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된 이후 경영 복귀를 꿈꿨으나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무려 다섯 차례의 경영권 표 대결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의 ‘화해안’ 신 회장에게 이점도 있어 =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제안도 상당히 설득력은 있다. 신 회장에게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롯데를 일본롯데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켜 각각 형제가 나줘 경영하자고 제안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지배구조상 한국 롯데위에 있는 구조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향후 한국 롯데그룹 경영진이 일본 경영진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언제라도 일본 경영진들 입장에 따라 해임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화해안 실현이 롯데그룹의 영속적 발전과 한국 경제에도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한국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의 자본상 지배 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2016년 롯데 경영 비리에 대한 대규모 검찰 수사로 백지화된 바 있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은 10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일본 롯데그룹 매출 규모는 4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4조짜리 기업이 100조 기업을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를 포함한 신 전 부회장이 33.31%를 갖고 있는 반면 신동빈 회장의 경우 4.47%에 불과하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31.06%)와 임원지주회(6.67%) 등 일본 주주들이 53.33%로 절대과반을 점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권 분쟁와중에도 변함없이 경영능력이 검증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다
신 회장이 석방되고 경영권 분쟁도 막자지에 접어든 만큼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검토가 재개되겠지만,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화해안 내용대로 한국롯데의 분리가 실현될 경우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그룹에 의한 지분상의 지배 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신동빈 회장이 원하는 뉴롯데의 완성된 그림이기도 하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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