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일가 이사해임 퇴진 요구소액 주주 지분 45.93% 확보에 동분서주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형(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향후 조양호 한진칼 회장과 조원태 한진칼 사장에 대한 이사해임 제안, 사외이사 추천,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의 손실을 입힌 사람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 제안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한진칼이 지주회사로서 대표 성격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기금위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정관변경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탈루·횡령·배임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바로 적용된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KCGI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KCGI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석태수 한진칼 사내이사의 연임에 반대하고 한진칼과 주식회사 한진의 감사를 특정인으로 선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KCGI는 ▲임기가 3월에 만료되는 석태수 대표이사(사내이사)의 연임 반대,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 ▲조재호 서울대 경영대 교수, 김영민 변호사 2명의 사외이사 선임 ▲김칠규 회계사 감사 선임 등을 한진칼 측에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문제는 다음달 23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다. 사외이사 해임 및 선임을 위해서는 1대 주주인 조양호 회장 측과 표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양호 회장 일가는 한진칼 지분 28.93%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개되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하면 우호 세력이 약 4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KCGI는 10.71%의 지분을 보유하고 2대 주주로 있으며 국민연금은 7.34%로 3대 주주이다. KCGI와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해도 조양호 회장 측에 미치지 못해 단독 또는 다른 주주와 합해 안건의 가부를 결정할 수준은 아니다.
이에 KCGI는 표 대결을 의식해 소액주주 집결에 나섰다. 현재 한진칼의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45.93%를 차지하고 있어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오너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큰 데다 한진칼 등 주요기업에 대한 저평가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을 KCGI가 소액주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면서도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가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팽배한 만큼 예상 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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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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