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사업중복·인수가 부담···입찰 참여 안해KB-롯데 캐피탈 합병시 자동차 시장 영업력 확대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이날 실시한 롯데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오릭스 등 복수후보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KB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던 신한금융그룹은 검토 끝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기업금융 중심인 신한캐피탈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자 자동차금융, 소매금융 등에 강점이 있는 롯데캐피탈 인수를 검토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2018년 9월 기준 총채권 4조6817억원 중 기업금융이 3조2459억원으로 69.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토 결과 기업금융에서 중복되는 영역이 있고, 롯데캐피탈 인수전이 달아오르면서 가격 경쟁에 대한 부담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업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고 캐피탈 입찰가격이 올라가면서 M&A를 통한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KB금융지주가 이번 인수전의 승기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딩금융 브랜드를 차지하기 위한 기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도 KB금융은 LIG손보와 현대증권의 전략적 M&A로 리딩금융 타이틀을 얻었다.
우선 KB금융지주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해 KB캐피털과 합병하게 될 경우 자동차 시장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KB캐피털의 사업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자동차 금융 채권에 쏠려있는데, 롯데캐피탈은 렌터카 영업을 하는 롯데렌탈과의 연계 영업을 하고 있어 자동차시장의 영업력이 확대된다. KB캐피탈의 지난해 9월 기준 총채권(9조1288억원) 중 자동차금융 채권은 82.3%(7조5097억원)다.
롯데캐피탈은 대출·리스 등 상품 포트폴리오도 골고루 분포돼 있어 KB캐피탈의 치우친 포트폴리오에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9월 기준 총채권액이 6조2784억원이며 리스 1조9793억원(31.5%), 기업금융 2조2702억원(36.1%), 가계금융 1조8817억원(29.9%)로 고르게 구성됐다.
금융지주의 순익 증가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롯데캐피탈의 실적은 지난 2017년 당기순이익 1167억원, 지난해 9월 누적 순이익 981억원 등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이 1조2633억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 여력도 크다.
더군다나 롯데캐피탈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게 된다면 1조3000억원가량 쌓인 자사주도 시장충격 없이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거 LIG손보와 현대증권 M&A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활용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예비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본심사에 대한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면 인수타당성과 적정가치에 대한 판단을 한 뒤 최종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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