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입찰제안서 마감···상장 여부 하반기 결정SK가 지분 100% 보유, 2011년 물적분할해 신설 수면장애 치료 신약 ‘솔리암페톨’ 美 승인에 자신감 자체 개발 신약 ‘세노바메이트’ 올해 승인 기대감증권사 기업가치 최소 5조에서 6조원대로 高평가
현재 SK바이오팜은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 신약 ‘솔리암페톨’의 미국 FDA 판매 승인과 함께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기술 수출 계약이 체결되는 등 기업공개(IPO)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상장을 위해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제안요청서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입찰제안서 마감은 일주일 뒤인 내달 2일까지다. 상장 여부는 하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작년 미국 나스닥 직상장 추진했으나 결국 최종적으로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
SK바이오팜은 SK의 100% 자회사로, 신약개발을 위해 출범했으며 1993년부터 신약개발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이후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는 SK(주) 산하 라이프사이언스 부문이 되다가 2011년 4월 SK(주)에서 물적분할돼 독립법인으로 전환했다.
오직 신약개발만을 목적으로 탄생한 회사이며,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승인(IND)를 획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 25년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지를 받으며 신약개발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해왔는데, 이 같은 지원에는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추진 소식으로 몸값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미 증권가에서는 최대 6조원대가 넘는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4조90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는 5조5000억원으로, 대신증권은 6조20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즉 SK바이오팜이 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경우 한미약품 시총(5조원 규모)에 버금가거나 혹은 이보다 넘는 규모의 신규 바이오 상장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의 몸값이 높게 책정된 배경에는 최근 신약 연구개발을 통한 성과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SK바이오팜의 자체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이르면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신약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기업가치 산정에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은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판매승인 신청을 제출했다. 올해 4분기 안에 판매 허가를 받으면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판권을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에 기술이전했다. 계약금액은 5억3000만달러로 이 중 반환조건 없는 선계약금은 1억달러에 이른다.
이번 유럽 기술수출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는 신약 독자개발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유럽에서는 시장 특성을 고려해 현지에 거점을 둔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앞서 이달 21일에는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가 미국 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음으로써 현재 상용화에 대한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 외에도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를 비롯해 조현병, 집중력 장애, 파킨슨, 조울증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와 관련한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경우 8개의 파이프라인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이 중 수면장애 치료제(솔리암페톨)와 뇌전증 치료제(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올해 FDA로부터 미국 내 최종 허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두 품목이 모두 미국에서 론칭된다면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체개발 중추신경계 신약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바이오텍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SK바이오팜은 2017년 기준 약 8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CNS(중추신경계) 질환 시장의 점유율 1위 업체인 바이오젠(Biogen)과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시장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라며 “차후 6개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진척을 나타낸다면 기업가치의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내 최종 판매승인이 허가된다면 예상 매출액에 근거해 SK바이오팜의 적정가치를 약 4조5천억원으로 평가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럽지역 기술수출 계약 결과를 반영해 약 5조5천억원으로 SK바이오팜의 평가 가치를 상향했다”라고 밝혔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8년 12월에 이미 SK바이오팜의 신약가치를 반영한 기업가치를 6조2천억원으로 추정왔는데, 최근 ‘세노바메이트’의 유럽의 기술수출로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증권가의 기대감에 비해 아직 SK바이오팜의 실적은 미흡한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작년 한 해 기록한 순손실이 984억5300만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주로 연구·개발(R&D)에만 매진하는 회사로, 제품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이익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KB증권에서는 SK바이오팜이 코스피에 상장된다면 모회사 SK로부터 특별배당 지급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는 자회사의 IPO나 매각과 같은 자본이득이 발생하는 이벤트 발생 시 특별 배당을 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라며 “이미 2018년 기준 SK는 주당 4000원 (보통주 기준, 시가배당률 1.5% 수준)을 배당하기로 한 바 있으며, 배당금 총액은 2256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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