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뇨라 사장, 로그 대체할 신차 ‘XM3’ 공개시장 우려한 ‘한국GM 사태’ 선긋기 행보‘쟁점 3가지’ 놓고 임단협 교섭 막바지
자동차 업계가 궁금해 하던 부산공장의 로그 후속 일감에 대한 의문은 일부 해소됐다. 남은 것은 지난해 6월 상견례 이후 10개월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임금단체협약 타결 시기다.
1일 르노삼성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부산공장에서 지연되고 있는 임단협 교섭을 갖고 남은 쟁점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 노사는 3월초 집중교섭이 결렬된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만나 세 차례 교섭을 갖고 그간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사측은 북미로 수출하는 로그 후속 일감 배정이 무산됐으니 노조가 양보해서 회사 수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은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테니 시간당 60대씩 완성차를 조립하는 노동 강도는 더 줄여달라는 게 막바지 교섭안의 핵심 주장이다.
임단협 타결로 가기 위한 남은 쟁점은 전환배치 문제, 노동 강도 완화, 생산라인 일부 외주분사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임금부분은 이미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원에 생산성 격려금 3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등에 합의했다.
노조는 사측이 일부 생산직의 일방적 전환배치를 진행하며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또 노동 강도가 다른 완성차 회사들보다 높아 추가 인력 투입이 없다면 시간당 생산대수를 지금보다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부산공장 운영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정규직이 일하던 약 20% 공정을 비정규직에서 맡기는 외주화 움직임에도 반발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남은 쟁점들이 민감한 사안이어서 조기 합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다”면서 “올해는 임금 협상만 하는 해여서 지난해 연기된 임단협을 매듭짓기 전에는 새 협상을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대외 신뢰도 하락을 우려한 시뇨라 사장은 지난주 막이 오른 서울모터쇼 미디어 행사에서 “XM3는 한국 시장을 위한 차세대 부산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라며 향후 계획을 내놨다.
시뇨라 사장은 “XM3는 SM6, QM6에 이어 르노삼성차의 획기적 디자인 변혁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특정 차종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르노삼성차 라인업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개발된 첫 번째 크로스오버 SUV”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양산차 ‘XM3’의 쇼카(전시용 차량)를 공개했다. 내년 초부터 국내 판매 예정인 신차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 것. 이는 로그 생산 종료 이후의 일감 부족에 따른 구조조정 등 시장에서 제기하는 르노삼성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XM3는 르노가 러시아 등 해외 전략 시장에 판매하는 ‘아르카나’의 한국형 차량이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올 연말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해 내년 초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본격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로그 후속 물량을 더 이상 부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대신, XM3를 투입시켜 부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르노그룹은 최근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프리카·중동·인도 지역 본부와 통합해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 본부로 재편했다. 올 가을 닛산과 결별 후 새로운 수출지역을 모색해야 하는 데, 신차로 수출 5만~6만대를 유지하면 로그의 공백은 메울 수 있다. 지난해 부산공장 생산량 21만5800여대 중 로그는 10만7000대를 생산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르노 측은 XM3를 내년부터 월 3000대, 내수 시장에선 3만6000~4만대가량 계획하고 있다. QM6나 SM6 등 최근 신모델은 출시 후 월 3000대 이상 팔린 적 있다. 부산공장 가동률을 늘리려면 수출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은 연 20만대 생산은 유지해야 이익이 남는다”며 “앞으로 XM3의 수출 시장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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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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