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감원 찾아 윤 원장 등 임원과 면담 함영주 부회장에 이은 ‘그룹 수뇌부’ 방문 “인사차 찾았다”지만···배경엔 ‘의견 분분’롯데카드 본입찰 앞서 ‘관계 개선’ 관측도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방문해 윤석헌 원장과 유광열 수석부원장 등 금감원 임원과 면담했다. 김 회장이 금감원을 찾은 것은 윤 원장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윤석헌 원장과 김정태 회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전환 작업 등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는 얘기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협조를 구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특히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하나금융으로서는 금감원 등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여전히 발목을 붙잡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7년 12월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한 뒤 아직까지 재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순실 씨 자금관리를 도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업계에서는 관련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DGB금융지주의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문제 등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를 멈추기도 했다.
따라서 이를 우려한 김정태 회장도 미리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관계는 그리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감지됐다. 금감원 측이 하나금융 임추위 관계자를 만나 KEB하나은행장 인사에 대한 ‘법률 리스크’ 우려를 전달하면서 양측이 묘한 긴장감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외부에서는 ‘관치 논란’도 불거졌다. 결국 이 같은 갈등은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이 용퇴를 결심하면서 막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지난달부터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관계는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에는 함영주 그룹 부회장이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과 윤석헌 원장을 찾으며 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했다. 무엇보다 전·현직 행장이 함께 금감원장을 방문한 이례적인 모습에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외부에서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행장 등 그룹 수뇌부의 연이은 행보에 힘입어 양측의 오랜 앙금이 풀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인사차 윤석헌 원장을 방문한 것일뿐 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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