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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은행장, ‘3연임’ 문턱서 좌절···‘관치 논란’ 부담 느꼈나

함영주 하나은행장, ‘3연임’ 문턱서 좌절···‘관치 논란’ 부담 느꼈나

등록 2019.02.28 22:2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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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임추위에 연임 포기 의사 밝혀재임 중 好실적·인사·복지통합 성과감독당국의 사외이사 면담에 ‘발목’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끝내 ‘3연임’을 포기했다. 금융감독원의 공개적 반대에서 번진 ‘관치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28일 회의를 열고 그룹 자회사 CEO 내정자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 나선 함영주 행장은 임추위원들에게 연임을 자진해서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함영주 행장은 2015년 9월 취임 이후 3년6개월 만에 자리를 후임자에게 물려주게 됐다.

후임은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다. 은행 임추위는 지주로부터 추천받은 지성규·황효상 부행장을 각각 평가한 결과 지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낙점했다.

함영주 행장은 지난 2015년 9월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과 함께 초대 수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도 임추위의 선택을 받았다면 세 번째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사실 연임을 점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재임 중 그가 이뤄낸 양호한 성과 때문이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2조11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2조92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아울러 연초에는 숙원사업이던 옛 하나·외환은행 간 인사·복지제도 통합에 성공하며 출범 4년 만에 진정한 ‘원뱅크’도 이뤄냈다.

덧붙여 그룹 부회장 재선임에 성공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다. 이 가운데 지주 임추위가 추린 1차 명단에 함영주 행장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감지되자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실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움직이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하나금융 임추위원으로 활동하는 사외이사를 만나 함 행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공개됐다. 금감원 부원장보 등은 지난 26일 하나금융 임추위의 이사회 의장인 윤성복 사외이사를 비롯해 백태승·차은영 사외이사 등과 면담을 갖고 ‘법률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현재 함 행장이 받고 있는 ‘채용비리 공판’이 은행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얘기였다.

이튿날엔 윤석헌 금감원장까지 나서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감독당국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며 함 행장의 연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는 금감원과 하나금융 두 진영의 갈등으로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등 사회 전반의 화젯거리로 확산됐다. 금감원을 지지하는 시선 이면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짧은 시간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사태는 당사자인 함 행장에게도 상당한 압박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는 연임을 포기한 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직책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의 승리로 끝난 셈이다.

다만 민간은행의 CEO 인사에 금융당국이 우려를 표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관치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측은 감독당국의 기본 소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금융권 CEO의 연임을 반대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양측의 갈등이 이번 인사까지 이어졌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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