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인 취업계수는 지난해 16.79명이었다.
이는 사상 최소이던 2017년(17.18명)보다 줄어든 수치로 1년 만에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1990년 43.1명이었던 취업계수는 7년 만인 1997년 29.6명으로 30명대가 붕괴됐다. 이어 2009년 19.9명을 기록한 뒤 20명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0∼2014년 18명대에서 2015∼2017년 17명대로 떨어진 뒤 작년에는 16명대까지 낮아졌다.
10억원 어치를 생산할 때 필요한 일자리 수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취업계수 하락 폭은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하락 폭은 0.39명으로 2010년(0.95명) 이후 최대였다. 2010년에는 성장률은 6.5%였으나 금융위기에 따른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는 34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었다.
작년에는 경제 성장률보다 취업자 수 증가율이 더 빠르게 둔화했다.
2017년에는 성장률 3.1%, 취업자 수 증가율 1.20%였으나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2.7%로 주저앉았고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0.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률과 취업자 수 증가율 사이 격차는 1.90%포인트에서 2.34%포인트로 확대했다.
고용 창출 효과가 낮은 반도체산업 위주로 경제가 성장하다 보니 취업계수도 예년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이 한은의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 취업계수는 2014년 기준 1.40명으로 디스플레이(0.67명), 플랜트 산업인 석유화학(0.36명)과 함께 낮은 축에 속했다.
반면 서비스업(11.22명) 취업계수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이 작지 않지만, 서비스업 중에서도 고용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취업자가 집중돼 있어 취업계수가 더 빨리 하락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12월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서비스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91%다.
2016년 기준 독일(71.31%), 이탈리아(69.99%), 일본(71.34%)과 비슷하고 프랑스(77.13%), 영국(80.52%)보다는 낮다.
특히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3.9%, 숙박 및 음식점업은 8.4%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6%),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4.9%)보다 높았다.
숙박·음식점업 취업계수는 2014년 17.02명, 도·소매업은 14.03명으로 사회복지(34.03명), 사업지원(24.79명), 사업시설관리(21.37명) 업종보다 낮은 편이다.
경제가 성장할 때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고용 탄성치도 0.13을 기록해 2009년(-0.52) 이후 9년 만에 가장 악화했다.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미미하게 증가하는 현상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는 아닌 만큼 올해 고용이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업의 성장 모멘텀을 풀어줄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의료·교육·정보통신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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