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성과급 최대 6억···DX는 600만원동행노조 2만명 돌파···DX 결집 가속"분사 포함 사업구조 전반 고민 필요"
삼성전자 노사 간 갈등이 5개월간의 진통 끝에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으며 일단락됐지만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노사 갈등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아우르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간 균열로 번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구조적 한계가 이번을 계기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DX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DS는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등 서로의 사업 성격이 상이하다는 점에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분사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 20분께 기준 삼성전자 3대 노조인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만631명이다.
동행노조는 DX부문 인력이 중심인 노조다. DX부문 전체 인원이 5만1717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반 확보까지 5369명 가량만 추가 가입하면 되는 상황이다.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2026 임금협약'을 전후로 가파르게 늘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임금협상을 이어오다 5개월여 만인 지난달 27일 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상안이 주로 DS부문에 맞춰진 탓에 DX부문 직원들의 실망감은 커졌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1·2대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 동행노조가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회사를 상대했으나 점차 분열이 생기며 동행노조는 이탈했다.
이후 노사 협상은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주도했고, 노사 간 가장 큰 쟁점이었던 성과급 보상안 역시 DS부문 중심으로 확정됐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다, 지난 3월 말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80% 가량이 DS부문에 달할 정도로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임금협상안의 핵심은 DS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노사 합의에 따라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는다.
보상안을 기준으로 올해 실적 전망치와 DS부문 직원수 등을 고려해 단순 계산 시 가장 큰 성과급이 예상되는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1인당 약 6억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금이 아닌 자사주 형태로 지급된다.
반면 DX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의 예상 성과급과 비교시 DX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최대 100배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지난 20일 노사 잠정합의안이 나왔을때도 DX직원들의 불만은 커졌고 노조 가입으로도 이어졌다.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600여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앞둔 지난달 21일에는 1만2000여명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후 현재는 2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잠정합의안 표심에서도 DX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드러난다. 초기업노조의 경우 찬성률이 80.6%였지만 전삼노 찬성률은 21.1%로 집계됐다. 전삼노 역시 표결 직전 DX부문 직원들의 가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당 결과에는 DX부문의 반발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산 집계로는 73.7%의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으나 조합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던 셈이다.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공문을 통해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통과 이후 DX부문 구성원들 사이에서 박탈감과 불공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4일까지 공식 면담 일정을 회신해달라고 촉구했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DX부문과 DS부문간 균열이 임금협상을 계기로 수면 위에 드러나긴 했으나 이미 잠재돼있던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DS부문이 고객사를 만나더라도 DX부문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때 DS와 DX가 각각 대표이사 체제라는 점 등 사실상 별개의 조직처럼 운영된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는 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계약 성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DX와 DS간 시너지 기대, 업황 리스크 분산 등 장점도 크지만 그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의견을 합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이다. 삼성전자가 LG전자·애플·SK하이닉스·TSMC 등의 역할을 한 회사 안에 동시에 담고 있는 구조와 다름없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급 갈등이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사업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중심의 DS부문과 스마트폰·가전 중심의 DX부문은 실적 사이클과 경영 우선순위가 다른 만큼 동일한 보상 체계 안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임금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사업부 간 이해관계 충돌은 향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DX와 DS를 분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중심의 B2B 사업과 스마트폰·TV·가전 등 소비자 중심의 B2C 사업은 의사결정 방향 자체가 다르다"며 "이번 성과급 갈등도 DS와 DX를 하나의 보상 체계 안에서 조정하려다 보니 갈등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분사를 포함한 사업 구조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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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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