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관세 장벽 넘는다"···美 데이터센터 붐에 웃는 K-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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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 넘는다"···美 데이터센터 붐에 웃는 K-철강

등록 2026.06.04 17:28

김제영

  기자

글로벌 공급 과잉·관세 장벽···철강 수출 감소세AI 데이터센터, 고전력·고하중 철강재 수요 확대범용재서 고부가 제품 중심···수익성 강화 전략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수요 선점에 나서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침체, 미국·유럽연합(EU)의 관세 강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반 건물보다 더 많은 고급 강재가 투입되는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에 맞춰 관련 제품 개발과 영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업계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기존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제품 수출은 303억달러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0.1%, 2월 -7.8%, 3월 -2.2%, 4월 -11.6%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미국 수출이 35억달러로 전년 대비 17.7% 감소했고 EU 역시 36억5000만달러로 17.8% 줄었다. 중국의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EU의 수입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는 철강업계의 새로운 매출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인프라 건설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더 높은 하중을 견뎌야 한다. 대규모 서버와 냉각 장치, 전력 설비가 집중적으로 설치되는 만큼 H형강과 후판 등 고강도 구조재 사용 비중도 높다.

국토교통부 건축물 설계하중 기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바닥 활하중은 일반 사무시설보다 5~6배 높은 수준으로 설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일반 상업용 건물보다 더 많은 구조용 강재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철강사들도 범용재에서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포스코는 데이터센터와 대형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구조재인 '포스에이치(Pos-H)'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형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데이터센터 수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섰다. 기존 'H코어(H-CORE)' 등 프리미엄 강재와 H형강, 후판, 철근, 강관 등을 묶어 공급하는 '토탈 패키지' 전략도 추진 중이다.

동국제강은 대형 용접형강 '디-메가빔(D-Mega Beam)'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디-메가빔은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형 인프라 시설에 필요한 안정성과 공간 효율성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수출영업담당 조직 산하에 통상팀을 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해외 영업 역량도 확대했다.

세아제강은 데이터센터 및 전력 인프라 분야 수요 확대에 맞춰 내부식합금(CRA) 강관 등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성 제품 판매를 늘리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 확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 미국향 철강 수출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올해 1~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166만5000톤으로 같은 기간 EU 수출량을 웃돌았다. 특히 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약 40만톤에 육박하며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철강 시장이 범용재 중심에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고급 강재를 필요로 한다"며 "철강사 입장에서는 단순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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