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아이피어리스 예비입찰 참여마스크팩·중국 의존도 낮추고제품 경쟁력·유통망 확보 기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유통망과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한 스킨푸드를 인수해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의 예비입찰에 참여해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2004년 설립된 화장품 브랜드로 2010년에는 화장품 브랜드숍 매출순위 3위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에서 아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이 스킨푸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대부분의 매출이 마스크팩, 특히 중국 시장에서 나올 정도로 단일 상품과 단일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또 자체 유통망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엘앤피코스메틱이 스킨푸드를 인수하면 제품 다변화를 꾀할 수 있고 아이피어리스의 생산설비, 스킨푸드의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킨푸드가 세계 최대 뷰티 유통기업 세포라의 유럽·중동 매장, 미국 최대 뷰티 유통업체 얼타 등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는 만큼 해외 매출 다변화도 가능하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최대 고객인 중국에서도 스킨푸드가 위생허가(CFDA)를 800여건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예상된다.
엘앤피코스메틱은 권 회장이 2009년 설립한 화장품 기업이다. 권 회장은 회사의 모태인 화장품 기업 왕생화학의 창업주이자 모친인 고(故) 윤임순 여사의 뒤를 이은 2세 경영인이다. 왕생화학은 1969년 설립돼 브랜드 아봄을 통해 헤어제품과 남성용 스킨·로션을 제조, 판매한 회사다.
권 회장이 화장품 회사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1992년 왕생화학의 후신인 네슈라화장품이었다. 이후 20여년간 코스피클럽, 차밍코리아, 코스라인 등 꾸준히 화장품 사업을 해왔으나 5년 이상 운영한 회사가 없을 정도로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권 회장이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설립한 엘앤피코스메틱을 통해서다. 권 대표는 당시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마스크팩이 잘 판매되고 있던 것에 착안한 권 대표는 향후 이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마스크팩 전문 회사 엘앤피코스메틱을 세웠다.
엘앤피코스메틱이 2012년 론칭한 메디힐은 권 대표의 기대대로 승승장구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방문할 때쯤 이미 일찌감치부터 드럭스토어, 면세점,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을 발 빠르게 확보한 메디힐은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매출은 2015년 2400억원에서 2016년 4015억원으로 62.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4억원에서 1287억원으로 120.3%나 급증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엘앤피코스메틱의 성장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2017년 엘앤피코스메틱의 매출액은 3286억원, 영업이익은 81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8.2%, 37.8%씩 감소했다. 제품과 시장이 지나치게 편중된 탓이었다.
이에 권 회장은 마스크팩 일변도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로부터 투자까지 유치하면서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크레디트스위스는 엘앤피코스메틱의 구주를 약 400억원 어치 사들이는 소수지분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는데, 엘앤피코스메틱의 기업가치를 약 1조2000억원까지 본 셈이다. 국내에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은 7개에 불과한데 이 중 화장품 기업은 엘앤피코스메틱이 유일하다.
이어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말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마녀공장은 2012년 설립돼 자연에서 온 순한 성분으로 만든 기능성 화장품을 표방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자체 온라인몰 회원만 45만명이 넘을 정도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수로 엘앤피코스메틱은 제품군을 확대하고 온라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엘앤피코스메틱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지난해 3월에는 추교인 전 삼성물산 부사장을 영입했고 같은해 11월에는 이선주 전 로레알코리아 부문장을 영입했다. 이선주 사장은 엘앤피코스메틱의 미주 시장 진출을, 추교인 대표는 글로벌 영업과 국내외마케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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