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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폴더블폰 세계 최초’ 욕심이 품질 논란 자초

삼성전자, ‘폴더블폰 세계 최초’ 욕심이 품질 논란 자초

등록 2019.04.23 14:25

수정 2019.04.23 16:08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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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폴드 美출시 연기“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 강구”한달 이상 출시 늦춰질 것으로 전망‘노트7’ 사태 이어 또한번 체면 구겨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폴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폴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폴드’가 스크린 결함 논란 역풍을 맞으면서 출시가 연기됐다. 폴더블 스마트폰 ‘세계 최초’ 타이틀 욕심이 품질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23일 삼성전자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폴드의 출시 연기를 공식발표했다. 삼성은 공식 입장문에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은 “출시 시점은 수 주 내에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소 한달 이상 출시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미국에서 갤럭시폴드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욕심내던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도 가져가기 어렵게 됐다.

중국 업체 로욜은 지난해 11월 삼성에 앞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자사 웹사이트를 통한 주문 방식이었고 완성도 면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선뜻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로욜은 갤럭시폴드의 출시 연기가 발표된 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 티몰을 통해 플렉스파이의 사전판매를 시작했다. 로욜은 예약 구매 후 7일 내 제품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안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로욜이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주문받던 제품을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대량생산 체제가 갖춰졌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갤럭시폴드가 예정대로 출시됐다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넘볼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로욜에게 자리를 넘겨준 셈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9’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에 대해서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굳이 뺏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세계 최초’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폴더블폰에 대해서는 ‘세계 최초’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시를 서두르게 됐고 이 때문에 제품 완성도를 놓쳤다는 평가다.

갤럭시폴드의 품질 논란은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폴드를 함께 공개하며 출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행사 무대에서만 보여줬을 뿐 제품 전시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는 갤럭시폴드를 전시했지만 유리관을 덮어놔 일반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갤럭시폴드의 완성도에 의구심이 제기됐고 유리관 안의 제품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미국에서는 사전 예약판매까지 진행했지만 제품 공개행사는 단 한번도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시제품을 일부 취재진과 유튜버 등에게 제공했지만 결국 각종 결함이 확인된 것이다. 일부 외신 기자들은 “우리가 지금 베타테스팅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이번 갤럭시폴드 출시 연기 결정은 삼성전자로서는 잊고 싶은 과거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일각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배터리 발화 사고를 일으켰던 ‘갤럭시노트7’와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 무선사업부 수장으로서 배터리 발화 사고와 관련해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번 갤럭시폴드 출시 연기로 고 사장은 또한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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