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흥아해운, 본사 부산 복귀···남부 해양수도 구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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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본사 부산 복귀···남부 해양수도 구상 가속화

등록 2026.07.12 08:08

김제영

  기자

본사 이전 이어 실질적 기능 이동 요구SK해운·에이치라인해운·HMM 등 동참해운산업 경쟁력 제고 위한 생태계 집중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흥아해운이 40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온다. 해운기업들의 본사 이전이 이어지며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 해양수도' 구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주소 이전을 넘어 영업·재무·전략 등 핵심 기능이 움직여야 해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최근 본사 부산 이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부산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흥아해운은 1961년 부산에서 설립된 뒤 1986년 서울로 본사를 옮겼다. 약 40년 만의 부산 복귀다. 회사는 친환경 대형선 중심의 글로벌 특수선 해운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영업·운항·선박 관리 기능을 통합한 현장 중심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흥아해운의 이전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부산으로 본사를 옮겼거나 이전을 추진 중인 주요 해운사는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HMM에 이어 네 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부산을 해운·물류 기업과 해양금융, 법률 서비스가 결합된 '남부 해양수도'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 설립도 추진 중이다. 동남권투자공사 설립과 이전 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 마련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해운 산업 생태계의 집적이다. 해운사가 부산에 자리 잡으면 선박 금융, 해상보험, 해사 법률, 물류 서비스 등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본사 주소 이전만으로는 해양수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산업 경쟁력은 선박 운항뿐 아니라 글로벌 영업, 자금 조달, 투자 결정, 분쟁 대응 등 다양한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해운기업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은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부산이 글로벌 해운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름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영 기능이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국내 최대 선사 HMM이다.

HMM은 지난 5월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했다. 다만 현재는 부산 초량동 흥국생명빌딩을 임시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공간 제약으로 서울 본사 인력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조직 이동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추가 이전 후보지로 부산 서면 DB손해보험 빌딩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체 인력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집무실과 일부 부서를 우선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노사 협의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HMM의 서울 여의도 파크원 사옥 계약이 만료되는 2027년 전후가 실질적인 이전 규모를 가늠할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이자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이다. HMM의 영업·재무·전략 조직이 부산에 자리 잡을 경우 부산은 단순한 항만 도시를 넘어 해운 의사결정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핵심 기능 이전이 지연될 경우 정부의 해양수도 전략이 기업 수만 늘리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클러스터는 기업 숫자가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 기능이 모여야 만들어진다"며 "HMM이 핵심 조직을 얼마나 부산으로 옮기느냐가 해양수도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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