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까지 가면서 ‘경험 많은’ 김태년 꺾어86그룹·민평련 출신으로 범친문으로 분류돼남은 국회 1년과 내년 총선까지 책임진다운동권 이미지 강해···“부드러운 남자 될것”
8일 민주당은 제4기 원내대표 선거를 열고 후보들의 정견발표와 투표에 돌입했다. 정견발표에서 이인영·노웅래·김태년 의원은 각자 자신이 내년 총선을 대비할 원내대표로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투표에서 이인영, 김태년 의원이 1, 2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가 진행됐다. 민주당 의원 125명이 참석한 1차 투표에서 이인영 후보는 54표, 김태년 후보는 37표, 노웅래 후보는 34표를 각각 얻었다.
이후 진행된 결선투표에선 이인영 의원이 76표, 김태년 의원이 49표를 받았다. 당초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 경험을 앞세워 우세할 것이라고 평가받았지만, 이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역전을 하는 모양새가 그러졌다.
그간 당내 주력계파였던 친문재인계가 지지하는 후보가 원내대표에 당선됐는데, 이번 선거에선 친문에서 김 의원을 밀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당내에서 친문에 무게감이 쏠리는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인영 의원에 표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다만, 이 의원이 비문재인계는 아니다. 정치권에선 그를 범친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친문의 세력이 약해졌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친문에 속한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운동권 이미지가 강한 정치인이다. 그는 전대협 초대 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가 출신 정치인이기도 하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직선제 개헌운동을 주도하다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1965년 충북 충주 출생의 이 의원은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19대와 20대 총선에서 잇달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86그룹이라 지칭하는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의 맏형 같은 존재다. 그러면서 당내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더좋은미래(개혁성향 민주당의원 모임), 부엉이 모임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모임에 참석하면서 당내 표심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운동권 색채가 강한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회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야당과 유연한 협상을 이끌 지도자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를 이 의원도 의식하는지, 당선 이후 발언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말 잘 듣는 그런 원내대표가 돼야겠다 생각했다. 부드러운 남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서 “제가 다시 까칠하게 하면 그때는 바로 고치겠다. 그때는 머리를 탈색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대표를 모시고 일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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