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 정비를 위한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갑을 간 힘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적·제도적 접근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는 지난 2년간 우리 경제에 뿌리 깊게 고착화된 갑을관계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특히 하도급 분야에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하도급 업체들의 거래 관행 개선 체감도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불공정 관행을 충분히 해소하진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공정위는 공정경제의 온기를 하도급 분야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도급 거래에서 불공정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큰 공공입찰 참가 제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그 바탕이 되는 벌점제도의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원장으로서 본격적으로 외부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 조 위원장은 “제도 개선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유명 여성 화장품 ‘메리 케이’의 창업자인 메리 케이 애시가 ‘충분히 오래 들으면 상대방은 대개 좋은 해결책을 알려주기 마련이다’라고 언급한 내용을 소개하며 “공정위도 여러 목소리를 경청하고 향후 법 집행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한국공정경쟁연합회가 주관했다. 불공정 행위 적발 시 부과되는 벌점 운영 제도의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병욱 의원은 “벌점제도가 현실에 맞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갑질 예방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졌다”며 “일례로 벌점 5점을 초과하고도 공정위로부터 입찰 참가 제한 조치를 받지 않은 기업이 수두룩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기업의 벌점 합계를 제대로 내지 못해 규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적절치 않은 벌점 감경 사유로 기업이 규제를 비켜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내용이 많다”며 “기업의 인수합병 시 벌점의 승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기업이 상생 방안을 마련했을 때 벌점을 경감해주는 등 합리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도급법 벌점제도를 정비하려면 벌점 부과의 불확실성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벌점 경감 사유를 정비하면서 벌점의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공정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벌점을 부과하는 공정위와 벌점을 부과받는 기업이 벌점 부과 여부와 부과 사유를 언제든지 파악해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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