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장품 시장 지각변동···실적 하락 직격탄증권가 “당분간 쉽지 않다” 목표가 30% 하향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콜마는 4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8일 8만2300원에 마감한 주가는 반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 주가도 15만5500원에서 7만2600원으로 53%가 넘게 급감했다. 국내 ODM 업계 ‘투톱’ 주가가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이다.
화장품 ODM이란 제조사에서 화장품을 만들어 주문업체의 상표명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화장품업계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과 함께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ODM사가 제조한 화장품은 브랜드사의 상표를 달고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최근 ‘K-뷰티’가 주목받으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사는 물론 이들의 제품을 제작하는 ODM사도 성장세를 거듭했다.
최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중국 시장이다. 바이췌링, 자연당, 로레알차이나 등 중국의 1세대 화장품사들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ODM사와 손을 잡았기 때문. 중국 고객사들의 성장과 함께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지난해 연매출 1조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1세대 브랜드와 2세대 브랜드의 경쟁 심화로 극심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2세대가 치고 올라오며 1세대가 휘청이고 있다는 것. 실제로 1세대 고객사가 대부분인 코스맥스 상해법인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매출 성장세 둔화와 역신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체 기술력 확보도 국내 ODM사에겐 독이 되고 있다. 2세대 화장품사의 성장과 함께 중국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계에도 자동화라인과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NBC(마스크시트), 쩐천(아이섀도우), 창위엔(아이라이너·마스카라) 등 단일 제품군에 특화된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ODM사들은 중국 현지업체 대비 R&D 기술력은 우위에 있으나 생산성은 동등하거나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며 “단가 경쟁보다는 제품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차별화된 상품제안과 빠른 개발능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내적인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한국콜마는 김동한 회장의 ‘막말 발언’ 파장이 길어지며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성장성과 수익성의 핵심인 국내 화장품 부문의 성장이 오너 리스크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열위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8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29% 하향했다.
코스맥스의 경우 불어난 매출채권이 리스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난 2분기말 기준 매출채권 총 규모는 3565억원으로 1년전보다 396억원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코스맥스가 추후 고객사로부터 받아야하는 외상의 개념으로 향후 자금 회수가 불가할 경우 재무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0% 감소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겠으나 상해법인은 3분기에 바로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해법인 성장률 둔화 및 매출 감소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33%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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