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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에 바짝 다가선 정몽규의 숨은 필살기 3가지

[NW리포트] 아시아나에 바짝 다가선 정몽규의 숨은 필살기 3가지

등록 2019.11.11 10:53

수정 2019.11.14 23:00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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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호남 향토 기업호남민 정서감안 박현주 내세워축구협회장 겸직 정재계 마당발넉넉한 실탄···소리없이 강한면모

 아시아나에 바짝 다가선 정몽규의 숨은 필살기 3가지 기사의 사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조원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바짝 다가섰다.

경쟁상대인 애경그룹 컨소시엄보다 최대 1조원 가까이 높은 가격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면서다. 일각에선 인수는 시간의 문제일 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호산업이 가진 구주에 대한 가격 협상 등 일부 여지가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의 인수 의지를 비롯해 애경과의 가격 초격차, 매각이 급한 금호산업과 채권단 등을 감안하면 매각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호남의 자존심 금호그룹의 토대를 이룬 대표기업으로 광주택시(금호고속) 2대로 그룹사를 일군 고 박인천 회장의 3남인 박삼구 회장에게는 자식이나 다름없는 회사다.

‘호남 정서’를 감안해 지역에 뿌리를 둔 김상열 회장의 호반건설 등도 유력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범현대家 건설사(HDC그룹)가 품기 직전인 상황.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8부 능선을 넘긴 숨은 비결이 뭘까. 뉴스웨이가 성공 포인트 3가지를 짚어봤다.

①호남 출신 박현주 앞세우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호남을 모태로 성장했다.

금호는 1946년 박인천 회장이 택시 2대를 운영하는 광주택시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1948년 9월 현 금호고속의 전신인 ‘광주여객자동차’를 설립해 버스운송사업에 진출한 것이 그룹의 출발점이었기 때문.

호남민들의 코묻은 차비로 성장한 그룹사다. 나아가 1988년 2월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며 그룹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호남지역민들에게 금호아시아나가 자신들과 같이 성장한 향토기업이나 다름 없다.

호남 민심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순조로운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같은 호남지역을 근간으로 둔 기업이 인수후보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현 문재인 정부가 호남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됐다.

대형M&A는 무엇보다 여론전도 중요하기 때문.

정몽규 회장은 이 핵심 포인트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호남 대표 금융인으로 미래에셋대우를 이끄는 박현주 회장과 손을 잡아서다. 이들은 각각 SI(전략적 투자자자)와 FI(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정치권은 물론 지역 정서까지 큰 걸림돌을 단박에 해결했다는 평가.

정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정몽규 회장 80학번·박현주 회장 78학번)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선후배 사이다. 과거 미래에셋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114’를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면서 이들은 사업적으로 매우 가까워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도 삼양식품의 2대주주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삼양식품 지분을 미래에셋에 넘겼고, 향후 수익에 대해서는 나누자는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입찰 당일에도 정 회장과 박 회장은 모처에서 만나 인수가격 등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의 2조 5000억원이라는 통큰 배팅도 호남 금융인 박 회장과 의기투합하며 정치적 부담이 덜어진 가운데 정권 고위층과의 보이지 않는 교감에서 감행한 결단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②정재계 마당발···대한축구협회장으로 항공 자주 접해

항공업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

국내 국적기로서 국토교통부 승인 등 절차가 까다롭고 해외 운송권 등 운영상 허가사항도 엄청나게 많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시장에 다시나올 수 없는 매물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그만큼 정재계 인맥이 없다면 가져갈 수 없는 사업이다. 박삼구 회장이 호남의 대표기업 가운데 정재계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웬만한 거물급이 아니라면 아시아나항공을 노릴 수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정몽규 회장은 여기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일단 재계에서만 고려대학교 인맥이 상당하다.

전경련 회장인 GS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LS 구자열 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KCC 정몽진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 삼천리 이만득 회장,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 삼양 김윤 회장,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 한라 정몽원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 명함도 갖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HDC그룹과 함께 스포츠 분야에서도 발이 넓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그의 사촌 형이다.

더욱이 축구협회장으로서 국제축구연맹(FIFA) 활동도 잦다보니 해외출장이 잦은 편. 업계에선 그를 항공업 문외한이라고 폄하하기도 하나 해외 경험과 관록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실제 세계 축구시장은 항공사들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도 수년째 KFA 후원사로 밀접한 연을 이어왔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일례로 중동의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카타르항공은 세계 축구를 이끌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파트너사다. 우리나라 유일한 FIFA 파트너사인 현대기아차와 동동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을 비롯, 유럽의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벤피카(포르투갈) 함부르크(독일) 등을 후원하고 있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빅클럽 바이에른 뮌헨(독일) AS로마(이탈리아) 등도 후원하고 있다.

정 회장은 축구 이외에도 스키와 테니스, 철인 3종 경기 등을 즐기는 스포츠맨으로 알려져 있다. 스키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그는 체력이 좋고, 해외 출장도 수행비서 없이 다니곤 한다는 전언이다.

③넉넉한 실탄···소리없이 강하다

자금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애경그룹을 멀치감치 따돌릴 수 있었던 것도 정 회장이 가진 넉넉한 실탄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HDC그룹이 애경그룹과의 인수가격 격차가 최소 5000억원에서부터 최대 1조원까지 보고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월말 기준으로 현금·현금성 자산이 1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100% 초반대에 불과하고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보니 추가 자금 확보 여력도 있다.

실제로 그는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추가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2대주주로 지분 약 17%를 보유하고 있던 HDC는 이를 통해 약 95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특유의 뚝심으로 소리없이 강한 면모도 엿보인다. 정 회장은 언론 등을 통해 경쟁상대인 애경그룹을 거론하기 보다 진지한 자세로 인수전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애경그룹이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직접 거론하며 직간접적인 여론전을 펼친 점과 대조적인 것이다.

HDC측은 아시아나항공 입찰 당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매각주관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짧은 멘트로 인수전 참여를 알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대형항공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호남기업 정서가 흐르고 있다. 풍부한 실탄부터 호남 향토기업이라는 정치권 등 특수한 요인까지 감안한 전략이 애경그룹보다 한발짝 더 앞서가게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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