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쥐꼬리 수익률에 불안불안'···연말 시험대 오르는 증권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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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수익률에 불안불안'···연말 시험대 오르는 증권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등록 2026.08.04 07:37

노영현

  기자

고용노동부, 3년 경과 상품 중심 첫 평가초저위험 상품 수익률, 예금에도 못 미쳐디폴트옵션 전면 개편 목소리 나오기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정부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첫 성과 평가를 앞두고 증권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상품의 1년 수익률이 시중은행 정기예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실제 퇴출 상품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수익률이 저조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일정 기준 이하의 성과를 낸 상품은 신규 가입을 제한하거나 시장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디폴트옵션이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IRP(개인형퇴직연금)에서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정해 둔 방법으로 자동 운용되게 하는 제도를 뜻한다. 최초 승인 이후 3년이 경과된 디폴트옵션 상품이 평가 대상이며 수익률, 적립금 운용 성과 등 계량화 가능한 지표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유안타·미래에셋 등 디폴트옵션 1년 수익률 2%대

실제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증권사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상품 중 일부 상품은 1년 수익률이 금융권 평균을 밑돌았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금융권 디폴트옵션 상품(3년 경과)들의 평균 1년 수익률은 20.31%, 초저위험 상품으로 한정하면 2.33%로 집계됐다.

개별 상품별로 살펴보면 올해 2분기 기준 1년 수익률이 가장 낮은 상품은 1.98%를 기록한 유안타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예금이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2%) ▲한화투자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2%) ▲신영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2.04%) ▲iM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예금(2.04%) ▲KB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2.05%) ▲NH투자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2.05%) 등이 연 3%대에 미치지 못한 수익률을 보였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안정형 예금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안정성을 더 강조하기 위해 산업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편입했다"며 "성과부진 상품은 리밸런싱하고, 중장기 성과가 꾸준히 좋은 상품을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기간을 3년으로 늘려도 평균 대비 수익률이 낮은 상품이 속출했다. 실제로 ▲KB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9.84%) ▲하나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1(9.84%) ▲대신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포트폴리오(9.87%) ▲유안타증권디폴트옵션안정형예금(9.9%) 등은 초저위험 디폴트옵션 상품 평균 수익률인 10.47%에 미달했다.

"수익률 높이기 위해선 제도 개편 우선"


고용노동부는 현재 외부 펀드 평가 기관에 위탁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8월 중에 결과를 회신 후 각 퇴직연금 사업자한테도 전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정량적인 기준만으로는 퇴출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승인 신청 당시 노동부에 제출했던 자료 내용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용하는 등 극단적인 경우에는 퇴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1월이나 12월에 열릴 예정인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심의위원회는 사업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품에 대한 추이를 확인한 뒤 퇴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낮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 원인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디폴트옵션 제도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실장은 "제도 시행 전에는 디폴트옵션의 적격 상품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은 넣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결국에는 이것이 허용돼 디폴트옵션의 원리금 보장 비중이 일반 퇴직연금 상품보다 높은 상품들이 많아졌다"며 "궁극적으로는 디폴트옵션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의 본래 취지는 방치된 자산의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있다"며 "현행 구조처럼 초저위험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비중 있게 편입되는 한 시장 상황에 따른 수익률 한계가 명확하므로, 향후 실적배당형 상품 중심으로 운용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수익률 미달 상품을 퇴출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큰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분기별 수익률 공시를 통해 각 금융사의 성과가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어 그 자체로 시장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강제 퇴출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며 초저위험 디폴트옵션을 이미 행사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선택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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