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K푸드에 취한 식품업계···'해외 만능주의' 경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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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에 취한 식품업계···'해외 만능주의' 경계할 때

등록 2026.08.04 17:06

선다혜

  기자

과도한 투자와 구조조정 부담 우려유행 이후의 브랜드 가치 구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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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시선이 일제히 해외로 쏠리고 있다. 북미와 유럽, 동남아 등 공략 지역은 제각각이지만 지향점은 같다. 정체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공장 신·증설과 현지법인 설립, M&A가 잇따르면서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실적 차별화가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확대를 발판 삼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오리온 역시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현지 법인의 안정적 성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소비 침체와 원가 부담이 겹치며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외가 '만능 해법'은 아니다. 지금의 해외 확장 열풍은 과거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으로 파상 공세를 펼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중국은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불리며 핵심 거점으로 추앙받았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생산시설을 늘리고 유통망을 확대했다.

그러나 사드(THAAD) 사태라는 정치·외교적 악재와 현지 업체들의 자국 브랜드 추격, 소비 둔화가 겹치면서 상당수 기업이 막대한 손실을 안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해야 했다. 장밋빛 전망이 성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다.

지금은 K콘텐츠를 필두로 한 한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드라마와 K팝 등 한국 문화의 확산이 K푸드 수요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생산 거점을 다지는 중이다.

문제는 문화적 트렌드에 기반한 소비 열풍의 유효기간이다. 유행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현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언젠가 도래한다. K푸드라는 후광 효과가 약해졌을 때도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식품 제조업의 해외 진출은 유행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생산설비와 물류망 구축에는 막대한 초기 자금이 투입되며, 투자금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환율, 통상 환경, 현지 규제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와 브랜드 안착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현지 시장에 독자적 뿌리를 내리기 전에 K푸드 붐이 가라앉는다면, 과도하게 늘린 설비와 고정비는 온전히 기업의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해외 사업은 기회가 큰 만큼 실패 시 치러야 할 매몰비용과 구조조정 대가도 혹독하다.

해외 진출은 분명 가야 할 길이지만, 진출 자체가 성과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국가에 깃발을 꽂았느냐'가 아니라, 한류라는 거품이 빠진 후에도 현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독자적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했느냐다.

K푸드 열풍이라는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열풍 이후를 대비하는 냉정한 리스크 관리와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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