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간 합의 거쳐 허창수 후임으로경영 참여한지 21년 만에 회장직 추대승부사 기질···글로벌 마켓 선제적 진출그룹 미래 이끌 신성장동력 발굴 가속화
허태수 신임회장은 고려대 법대와 조지워싱턴대 MBA를 거쳐 미국 컨티넨탈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투자증권에서 M&A팀장, IB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공기업과 중견기업의 주식연계채권을 해외 시장에서 발행해 달러를 조달했다. 한 푼의 달러가 귀하던 시절,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를 해외 투자자에게 세일즈하면서 국가적 위기극복에 힘을 보탰다.
2002년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2007년 대표이사에 오르기 까지 5년의 기간 동안 전략기획부문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MBA를 마치고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21년 만에 대표에 오른 셈이다.
허태수 신임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시기는 홈쇼핑 산업의 성장은 정체되고 경쟁사는 오히려 늘어나 저가 경쟁이 치열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 오히려 트렌드 리더 홈쇼핑을 표방하면서 패션을 중심으로 상품의 수준을 끌어올렸고, 자칫 가격경쟁에 매몰될 뻔 한 업계가 퀄리티 경쟁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 홈쇼핑 산업은 매년 급성장하면서 재도약했다. GS홈쇼핑 실적은 대표 취임 직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허태수 신임회장은 홈쇼핑이 내수산업이라는 통념을 깨고 글로벌 미디어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홈쇼핑 사업을 벌이는 한편, 대한민국 기업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 지원에 주력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유통기업 최초로 무역의 날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태수 신임회장은 산업환경 변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케이블 플랫폼에 의존하던 홈쇼핑 사업을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시킨 것은 매사 신중한 허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드러낸 업적으로 꼽힌다.
2010년도 GS홈쇼핑이 보유하던 케이블SO인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전격 매각했을 때 모두가 놀라운 반응이었다. 홈쇼핑사에 있어 좋은 채널이 곧 좋은 매출을 보장하던 시기였기 때문. 주변 우려에도 불구하고 허회장은 이때 마련한 자금을 토대로 모바일 홈쇼핑에 투자를 감행했다.
이후 케이블 가치는 날로 하락하고, 모바일 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케이블 SO 하나 없는 GS홈쇼핑이 여전히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바일 고객이 가장 많은 홈쇼핑사로서 확장성을 가지게 된 것도 허태수 신임회장의 승부수 덕분이었다.
허태수 신임회장은 GS그룹의 글로벌 센서(Sensor) 역할을 해 왔다.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의 근무 경험과 홈쇼핑 해외사업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마켓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이해하고 있다. 일찍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운영한데 이어 현지 자회사 GSL Labs를 설립했다. GSL Labs는 Global Sensing & Learning Labs의 줄임 말이다.
이름 그대로 혁신의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술과 비즈니스의 변화를 감지해 서울로 전달하는 역할과 직원들의 혁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GS홈쇼핑 직원들의 상당수가 이 곳에서 현장 연수를 받았고, 이제는 GS그룹의 여러 계열사들의 연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디자인 씽킹, 스크럼 같은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의 업무방식을 GS홈쇼핑에서 우선 적용해 GS그룹 전체로 확산시켰다.
최근 GS그룹 차원에서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해 그룹 혁신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막후에도 허태수 신임회장의 조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허태수 신임회장은 탁월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 미래 비전 제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추진력으로 삼아 GS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 성장의 모멘텀 찾기에 가속도를 붙여 제2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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