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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잭팟···KTB네트워크 신진호의 투자 스토리

‘배달의민족’ 잭팟···KTB네트워크 신진호의 투자 스토리

등록 2019.12.26 07:57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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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VC, 우아한형제들 투자원금 15배 거둬 VC베테랑 신진호 혜안, 가치 추가 성장 확신 ‘가치투자 원칙’ 전략 기반, 경영진 팀워크 강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VC) KTB네트워크가 VC명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일찌감치 투자한 우아한 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5조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면서 잭팟을 터트린 것.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그간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KTB네트워크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꾸준히 유지했다. VC업계 38년차 베테랑이자 KTB네트워크 수장인 신진호 대표의 혜안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평가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인터넷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다.

우아한형제들이 잭팟을 터트리면서 자금을 투자해온 VC들도 기대 이상의 결실을 맺게 됐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사들이는 투자자 지분은 본엔젤스, KTB네트워크, 네이버,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털, 미국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나눠 갖고 있다.

투자자 지분 87% 가운데 75%포인트가 해외 VC 보유분으로 알려졌다. 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각금이 해외 VC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국내 VC들의 수익과 비교적 큰 격차를 보이지만, 사업 초기 우아한형제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VC업계의 명가로 꼽히는 KTB네트워크의 투자 전략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1981년 설립된 KTB네트워크(당시 한국기술개발)는 국내 1세대 VC다.

작년 KTB네트워크는 유니콘 대열에 합류한 두 기업을 투자한 유일한 VC로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유니콘기업 대열에 합류한 국내 스타트업은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과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뿐이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이번 빅딜이 성사되면서 KTB네트워크는 투자 원금의 15배에 달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KTB네트워크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0.75%로, 회수하는 자금은 3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KTB네트워크는 다른 VC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도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VC업계 38년차 베테랑으로 잘 알려진 신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KTB네트워크를 이끌어 왔다.

신 대표의 투자전략을 ‘가치투자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최고경영자의(CEO)의 학력과 경력, 기업의 재무상태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들의 관계, 사업의 지속가능성, 직원들 사이의 팀워크 등 가치적 요소들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자성과를 인정 받아 KTB네트워크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최한 ‘2019 한국 벤처캐피탈 대상’ 수상식에서 ‘베스트 이노베이션 하우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투자, 펀드운용 등에서 창의적 선례를 남긴 벤처캐피탈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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