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조현아 지분격차 0.03% 불과델타항공, 조 회장 공들여 직접 영입한 백기사이 고문, 반도그룹 회장과 친분···우호세력 무게의결권 행사로 힘 보탤 듯···고정표 확신은 못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보통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3남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다. 이들을 포함한 우호지분은 총 28.94%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차는 0.03%에 불과한 만큼, 지분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선 다른 주주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오너가를 제외한 주요 주주로는 KCGI(17.29%), 델타항공(10.0%), 반도그룹(6.28%) 등이다. 델타항공과 반도그룹은 공식적으로는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지분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로 쉽게 바꿀 수 있고,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을 조 회장의 확실한 ‘백기사’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델타항공 측과 접촉, 지분 매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그룹은 어느 편 우호세력인지 불확실한 상태다. 다만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뿐 아니라 이명희 고문과도 오랜 기간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고문이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부동산 관리 회사 정석기업이 최근 부동산 개발업 진출을 선언했는데, 건설회사인 반도그룹과 사업 긴밀성을 가진다.
조 회장은 반도그룹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그들과 만난 적이 없어 우호세력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할 때, 이 고문 측 우호세력일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 분쟁이 조 회장 대 조 전 부사장 등 세 모녀로 흘러간다면 조 회장은 열세에 몰리게 된다. 조 회장과 델타항공 지분 합은 16.52%인 반면, 세 모녀 총합은 18.27%다. 여기에 반도그룹까지 더하면 24.55%로 압도적인 지분율을 갖추게 된다.
조 회장이 이 고문, 조 전무와 한 편이 되고, 조 전 부사장 홀로 맞서는 구도도 가능하다. 이 경우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4.58%로, 조 전 부사장은 분쟁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 “장기적인 투자”라고 밝힌 만큼, 자사 이익에 따라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그룹 역시 고정표로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델타항공과 반도그룹이 각각 조 회장과 이 고문 편으로 예상된다”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반도그룹과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내년 주총 때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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