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연내 SPA 확실시모빌리티 그룹 선언한 정회장항공업 전문경영인 영입 유력산은 미래에셋 등 인맥 활용
글로벌 모빌리티그룹을 선언한 정몽규 HDC 회장의 미래 구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특히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1월 아시아나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CEO교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HDC그룹측은 “(CEO 선임이나 교체 등은) 아직 알수 없다. 말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한창수 현 사장 교체 등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이 항공업 특성을 감안할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현 대한축구협회장 등 외부 인맥 네트워크에 강한 정 회장이 내외부 추천을 받아 전문경영인 등 항공 전문가를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그것.
뉴스웨이가 업계 내외부의 다양한 시각을 시나리오별로 짚어봤다.
①한창수 교체···항공전문가 영입
일단 올해까지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CEO나 임원 인사 관련해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과 맺을 SPA와 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 등 인수를 위한 산적한 과제들부터 해결해야하기 때문.
정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은 현재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매각후 대표이사 교체와 인력 감축 등이 통상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의 말은 올해까지만 유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그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의 모빌리티그룹화를 선언한 만큼 주력사인 아시아나 CEO자리는 가장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키맨이 되기 때문.
일단 그가 항공업 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외 인맥이 강한 그가 이미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추천을 받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부터 운영하고 있는 그룹내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도 이런 항공 전문가 영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렇게 본다면 한창수 현 사장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다. 그가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로 임직원들에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아킬레스 건이다. 한 사장이 항공 전문가 이긴하나 정 회장이 새로운 전문가 영입에 성공한다면 그의 교체는 기정 사실화할 공산이 크다. '기내식 대란'과 관련된 현직 임원들과 물갈이 될 수 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짓기로 한 내년 4월까지 CEO물색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②산은·미래에셋대우서 추천?
정 회장은 항공업으로 보면 아무래도 젬병이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항공 전문 CEO 추천을 받더라도 보는 눈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나 공동 인수자 미래에셋대우의 거대 인력풀을 일부 빌릴 수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동걸 회장과 최근에도 독대했던 정 회장인 만큼 정재계와 금융권, 항공업에서 이 회장의 넓은 시야에 들어온 인물을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정 회장의 우군인 미래에셋대우 박현주 회장은 이미 지난 2015년 항공기 리스업에 발을 들여놓는 등을 통해 항공업 스터디가 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무엇보다 HDC가 연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 인수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직접경영에 들어간다하더라도 인수 초기엔 경영 안정화가 필수. 항공 전문성을 가미하면서도 안정성 있는 인물을 이들로부터 추천 받아 CEO직에 앉힌다면 점령군이 아닌 일부 아시아항공 내부 반발도 무마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 전문가CEO와 각자 대표이사로 정 회장이 직접 나설 수도 있고, HDC그룹측 인사를 대표로 추가로 투입할 수도 있다.
③한창수 유임?···가능성은 낮을 듯
이는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다. 한창수 사장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잘 아는 전문가를 찾기 힘들고, HDC가 항공업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을 속속들이 아는 전문 경영인 한 사장의 예정된 임기(2022년 9월)를 보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그는 박삼구 전 회장의 최측근이다.
초반부터 HDC그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한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을 대거 교체해 금호의 색깔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아무래도 더 우세하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매각을 앞두고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HDC가 정식으로 새 주인이 되기 전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된 셈이다. 아시아나 경영진들이 최근 일부 임직원 인사를 내놓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CEO교체도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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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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