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기 인보험 신계약 1위 삼성메리츠, 매출 격차 10분의 1 축소1~11월 중 6개월간 보험료 앞서내년 설계사·시책 경쟁 재현 우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과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보험설계사 부당 영입 등 과도한 경쟁을 자제한다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내년에도 1위 자리를 놓고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삼성화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569억원으로 메리츠화재 1543억원에 비해 26억원 많았다.
12월 마감 실적을 포함한 올해 연간 신계약 보험료 역시 삼성화재가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300억원에 가까웠던 매출 격차를 10분의 1 수준으로 좁히며 추격에 성공했다.
2017년 신계약 보험료는 삼성화재가 1069억원, 메리츠화재가 776억원으로 293억원 차이가 났다. 지난해에는 삼성화재가 1348억원, 메리츠화재가 1226억원으로 122억원까지 보험료 격차가 축소됐다.
특히 올해 월별 신계약 보험료는 2월, 5~7월, 10~11월 등 총 6개월간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앞섰다. 가장 크게 보험료가 격차가 벌어진 5월의 경우 메리츠화재가 135억원, 삼성화재가 125억원으로 10억원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올해 나머지 기간 벌려놓은 보험료 격차로 겨우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메리츠화재보다 덩치가 큰 다른 대형사들은 일찌감치 경쟁에서 뒤쳐졌다.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 확대와 전속 설계사 증원이라는 메리츠화재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힘을 발휘한 결과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GA와 사업가형 점포를 활용한 공격적 영업으로 장기 인보험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는 적극적인 전속 설계사 영입에 나서 국내 최대 영업망을 갖춘 삼성화재의 설계사 수를 넘어섰다. 올해 8월 말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는 2만1480명으로 삼성화재 1만8549명보다 3000명가량 많았다.
삼성화재는 뒤늦게 신입 전속 설계사에게 월납 보험료의 최대 120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실적형 수수료 체계 도입하려다 계획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설계사 빼가기를 놓고 허위사실 유포 논란이 번지면서 두 회사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 메리츠화재가 GA 대표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손해보험협회 산하 공정경쟁질서확립대책위원회에 신고했다.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가 의도적으로 전속 설계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인상해 GA들의 설계사 채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GA 대표들에게 발송했다.
앞서 삼성화재를 비롯한 일부 대형 손보사들 사이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전속 설계사를 늘리기 위해 경쟁사의 전속 설계사를 빼간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후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가 GA 대표들에게 정정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조건으로 신고를 철회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과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이러한 사태를 계기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을 포함한 17개 손보사 사장단은 지난달 설계사 부당 영입 행위를 방지하고 과도한 시상·시책을 자제하는 가치경영 추진을 자율 결의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장기 인보험 판매 경쟁이 예상돼 강제 구속력이 결의 내용이 잘 준수될 지는 미지수다.
고급 안마의자와 순금 등을 지급하는 시책비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화재는 지난 5월 1주(2~3일)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가 30만원 이상인 GA 설계사에게 소비자가격 398만원의 안마의자를 현물 시책비로 지급했다. 신계약 보험료가 30만인 설계사가 현금을 원하면 보험료의 300%인 90만원을 지급하고 현물을 원하면 보험료의 1300%인 안마의자를 줬다.
동일한 기간 메리츠화재는 신계약 보험료가 20만원 이상인 GA 설계사에게 순금 1돈을 현물 시책비로 지급했다.
금융당국은 보험계약 모집 첫 해 시책비를 포함한 연간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고 현행 선지급 이외에 분할지급 방식을 도입하는 수수료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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