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시무식 주재 김기남 “올해 100년 기업 실현의 원년”시무식 안간 이재용,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서 모습 드러내
2일 삼성전자는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가졌다.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무식을 주재하며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실현하기 위한 당부사항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의 잇따른 법정구속으로 연말 인사도 아직 발표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경영공백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여서 이날 삼성전자의 신년 메시지는 어떻게 나올지 재계 관심이 쏠렸다. 1년 전 신년사에선 “일류 정보기술(IT) 기업을 넘어 미래 50년을 위한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바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경자년(庚子年)을 여는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함께 공유했다”며 “올해는 이를 만들어 나갈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 덕에 2년 연속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반도체 업황 둔화로 경영실적이 주저앉은 만큼, 새해 다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성장과 도약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하기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 만들기 ▲고객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등 주요 3가지를 올해 경영 과제로 꼽았다.
김 부회장은 미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실천사항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전자의 경영이념 아래, 선대의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또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며 “한치 타협 없는 품질 경쟁력 확보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자”고 덧붙였다.
삼성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진 이후 최고선임 대표이사가 신년사를 하던 전통에 맞춰 김기남 부회장이 2년 연속 시무식을 주재했다. 공식적으론 김 부회장 명의 신년사가 나왔지만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의중이 반영된 신년사로 봐도 무방하다.
관심을 모았던 이 부회장의 새해 첫 행보는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 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했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연말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회동을 마친 후 빨간색 패딩 차림으로 수서역에서 매스컴에 포착돼 인터넷을 들썩인 이후 2주 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재계 총수들 중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공식 행사 이전부터 가벼운 담소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재판, 정기 임원 인사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았으나 얼굴 표정만은 밝았다.
새해 들어 재계 관심은 지난 연말 단행하지 않은 삼성전자의 정기 임원인사 시점이다. 일각에선 이달 17일 손경식 CJ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인 4차 공판 이후 1월말이나 2월 초에 삼성이 인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지난 공판에서 준법경영 강화방안 마련 등을 주문한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 내부 준법 감시제도로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위원장에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