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이 지난해 말 일찌감치 회장 연임 확정글로벌·M&A 성과 덕에 ‘금융권 톱 CEO’ 굳혀채용비리 재판이 걸림돌···법정구속 시 초비상선처 여론·유사 판례 볼 때 처벌수위 낮을 듯
올해가 두 번째 회장 임기의 첫 해인 만큼 올해 조용병 회장에게는 여러 기대거리와 호재가 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조 회장과 신한금융이 현재의 상승기세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법률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13일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날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5인의 차기 회장 후보군 중 조 회장을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해 앞으로 3년 더 신한금융을 이끌 기회가 주어졌다. 대표이사 회장 선임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진행된다.
조 회장의 연임은 이미 지난해 가을 이후부터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때 KB금융지주에 금융지주 순이익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리딩뱅크 자리를 무난히 탈환했고 지난 2017년 취임 후 꾸준히 순이익 규모를 키우는 등 안정적 경영 실적을 뽐냈다.
기업 인수·합병(M&A)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18년에는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며 보험 사업 부문을 강화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신탁 분야에도 뛰어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전반적으로 튼실하게 채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비은행 분야를 적극 육성한 덕분에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덜 받게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언급했던 ‘글로컬라이제이션’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신남방 지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업 확장에 성공했고 현지 당국으로부터 사업 승인을 잇달아 받아내는 등 단순한 확장을 넘어 안착에도 성공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성과는 글로벌 이익 비중의 증가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의 이익에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자이익의 비중은 10.1%다. 조 회장 취임 전인 2016년 말의 5.7%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성장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2조89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에 5000억원대 후반의 순이익 시현이 전망되는 만큼 조 회장은 3조원대 중반이라는 준수한 수준의 연간 경영 성적표를 받으며 산뜻하게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전망은 좋다. 그동안 탄탄히 닦아 놓은 각 계열사의 사업 기반 덕에 꾸준한 이익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변수로 지적되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덕분에 안정적인 이익 시현이 유력해보인다.
조 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강조했던 ‘원(One) 신한’ 문화도 안착했고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위한 조직 체계도 안정시켰고 자회사 CEO들도 대부분 유임시키는 안정을 선택한 만큼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조 회장의 연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M&A도 기대할 만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조 회장의 구미를 당길 만한 대어급 매물이 아직 보이지 않는 만큼 해외 시장을 필두로 전략적인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능성만 보면 조 회장의 2020년은 탄탄대로를 달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악재도 있다. 바로 법률 리스크다.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현재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지난 12월 18일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고 오는 22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신한금융 내부 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량을 선고받고 집행 종료 후 5년이 안된 사람은 경영진 역할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다만 해당 사건에 대한 법정 공방은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재판 진행 기간을 감안한다면 조 회장의 재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최악의 변수는 재판부가 조 회장에 대해 법정구속을 명할 경우다. 신한금융 회추회는 “‘유고 시 대책’이 있다”고 밝혔지만 정확히 어떤 방법으로 조 회장의 공백을 메울 것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신한은행 임직원들과 노조 측에서 조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고 비슷한 사례로 재판을 받았던 타 은행 경영진에 대해서도 다소 관대한 처벌이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게 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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