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일치된 의견으로 조용병 후보 추천”경영성과·경험·전문성 등 높게 평가 받아채용비리 재판 ‘법률 리스크’ 영향 미비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3일 조용병 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을 차기 회장(CEO) 후보로 의결한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회추위는 각 후보의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리뷰한 이후 후보자들을 심층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면접 절차가 종료된 후에 위원간의 최종 심의와 투표를 거쳐 조용병 현 대표이사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회추위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으로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조용병 후보가 신한은행장,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조 회장은 지난 임기동안 신한금융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등 경영 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임 초부터 ‘2020스마트프로젝트’를 내세워 조화로운 성장과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와 지방화의 합성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신한 고유 문화 육성의 4대 과제를 통해 2020년까지 신한금융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 신한’을 강조하며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비은행 부문은 M&A 성과 등이 합쳐지며 전년동기 대비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이 진두지휘한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의 굵직한 M&A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비은행 부분의 사업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된 셈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는 한편 리딩 뱅크 자리도 공고히 했다.
여기에 조 회장은 1957년생으로 신한지주 내부규범에서 정한 회장 나이 제한 기준인 첫 선임 시 만 67세 이하, 연임 시 만 70세 이하 조건 등에서도 자유롭다.
조 회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되면 ‘조용병호 2기’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 조 회장은 3년의 임기를 이어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내다봤다.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이유도 조 회장의 연임에 있어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고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위원장은 “회추위 일정은 연임할 때와 최초 선임할 때를 달리해서 운영한다”면서 “연임이 확정되는 경우 이후 인적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자회사경영위원회가 열리기 전 회추위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자회사경영위원회는 12월 중순이나 말경에 열릴 예정이어서 이보다 앞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동우 전 회장이 연임이 성공한 2013년에도 신한금융은 회추위 일정을 당겨 그해 12월에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경영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다.
조 회장 연임의 변수로 여겨졌던 ‘법률 리스크’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의 내부규범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지 5년이 안 된자는 경영진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1심 선고 이후 상고심까지 진행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조 회장의 연임에는 법상 문제가 없다.
이 위원장은 “법률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회추위 첫 소집했을 때 충분히 이루어졌다”면서 “이사회 전반적으로 리스크와 관련한 절차상의 컨틴전시 플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용과정에서 불공정한 일이 있다고 해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도덕적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며 “신한지주가 모두 개선해 나갈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종 면접에 참여하기 전 조용병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3년 간 회장을 맡으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다시 원점에서 잘 준비해 회추위원에게 잘 설명하겠다”면서 “여러 가지 불확실성으로 워낙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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