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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동생 조원태 저격···‘그룹 정상화’ 명분 뒤 숨긴 본심

조현아, 동생 조원태 저격···‘그룹 정상화’ 명분 뒤 숨긴 본심

등록 2020.02.03 10:4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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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군, 조원태 퇴진·전문경영인 도입 추진조현아 반란 배경, 경영복귀 무산과 상속세 부담측근 물갈이·호텔업 정리에 폭발···‘실리’ 찾기 나서지배구조 개선·재무상태 안정화 후 복귀 시도할 듯

조현아, 동생 조원태 저격···‘그룹 정상화’ 명분 뒤 숨긴 본심 기사의 사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KCGI, 반도그룹과 손 잡았다. 조 전 부사장은 3자 연대 조건인 ‘전문경영인 도입’에 찬성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남매의 난’을 시작한 배경에는 경영복귀 무산과 상속세 마련 등이 맞물려 있다.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당장은 경영권 포기로 대의적 명분을 챙기겠지만, 그룹 경영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복귀를 시도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KCGI, 반도그룹과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이들은 3자 공동입장문을 통해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그룹은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총 32.06%이지만, 반도건설의 의결권 유효 지분을 감안한 총 지분율은 31.98%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인은 “조 회장과의 대화 문을 열어두고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은 그룹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많은 고민 끝에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이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3자 협력이 개인적인 욕심이나 경영복귀가 아닌, 그룹 지배구조 개선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의 당위성과 명분을 모두 챙겼다.

하지만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미참여가 영구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본다. 조 전 부사장이 ‘반란’을 일으키게 된 계기가 ‘경영복귀 무산’이기 때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23일 조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인 ‘공동경영’을 따르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시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여러 차례 경영복귀 의사를 전달해 왔지만, 조 회장은 시기상조라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명품 밀수 혐의(관세법 위반 등)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로 실형은 면했다.

한진그룹 정관상 임원은 구속 상태만 아니면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고,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누나의 복귀를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직인 조 전 부사장은 약 2700억원대로 추정되는 상속세 자금 부담이 다른 가족들에 비해 컸다. 조 회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속세 납부와 관련해 “나는 소득이 있지만 다른 사람(조 전 부사장)은 소득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너일가는 조 전 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약 5년간 6차례에 걸쳐 나눠내기로 했다. 단순 계산으로 총 4명의 오너일가는 매회 670억원 안팎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1인당 연간 17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셈.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2018년 ‘물컵논란’ 이후 14개월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고,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계열사 고문과 자문 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적과의 동침’을 불사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해 말 실시된 한진그룹 임원인사 때문이다. 당시 조 전 부사장 측근들이 대거 옷을 벗었고, 이 자리를 조 회장 측근들이 꿰찼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원천봉쇄한 것과 다름 없다.

조 회장이 호텔사업 등 적자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한 점도 조 전 부사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식 사업과 면세 사업, 호텔과 레저 사업 등에 애정을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결론적으로 경영복귀 불발에 이어 수족이 모두 짤린 조 전 부사장의 분노가 폭발했고, ‘실리’를 찾기 위해 조 회장의 퇴진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조 전 부사장이 처한 전후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완전한 경영권 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이 영입되더라도 상속세 이슈는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그룹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 이후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추측한다.

조 전 부사장 측도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 절대적인 약속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며 완전한 퇴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항공산업과 완전히 무관한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 측근을 포섭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 전 부사장이 우회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다가, 지배구조나 재무 관련 이슈가 잠잠해지면 복귀를 추진할 듯”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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