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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 거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탄생 100주년

‘수송 거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탄생 100주년

등록 2020.03.05 11:3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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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5일 그룹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중훈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 추모행사를 가졌다. 사진=한진그룹 제공한진그룹은 5일 그룹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중훈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 추모행사를 가졌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은 5일 조중훈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약 60명의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추모행사를 가졌다.

조중훈 창업주는 ‘수송보국(輸送報國)’ 철학을 바탕으로 한 나라의 동맥인 수송 사업을 발전시켜 대한민국 국가경제를 발전시킨 인물이다. 특히 ‘교통과 수송은 인체의 혈관처럼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이므로 수송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선구적 경영인이기도 하다.

1920년 2월 11일(음력)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조명희 선생과 태천즙 여사의 4남 4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난 조중훈 창업주는 1945년 11월 1일 인천에 트럭 한대를 가지고 한진상사를 창업해 한진그룹의 태동을 시작했다.

조중훈 창업주는 사업가의 기본 소양을 ‘신용’이라고 여기며 한진상사를 탄탄한 회사로 성장시켰지만,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전쟁 이후 한진상사의 기반은 모두 쑥대밭이 됐지만, 그 간 쌓아온 ‘신용’의 힘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조중훈 창업주는 축적한 경험과 자금을 바탕으로 수송·물류 사업의 범주를 넓히고 사업의 안정성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1967년 7월에는 해운업 진출을 위해 대진해운을 창립하고, 그 해 9월에는 베트남에 투입된 인원과 하역장비, 차량, 선박 등에 대한 막대한 보험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동양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를 인수했다. 1968년 2월에는 한국공항, 8월에는 한일개발을 설립하고, 9월에는 인하공대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이듬해인 1969년에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대한항공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국적기는 하늘을 나는 영토 1번지고, 국적기가 날고 있는 곳까지 그 나라의 국력이 뻗치는게 아니겠소. 대통령 재임 기간에 전용기는 그만두고서라도 우리 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여행 한 번 해보는 게 내 소망이오”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인 과감한 결단이었다.

1977년 5월 조중훈 창업주는 육·해·공 종합수송 그룹의 완성을 위해,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진해운을 해체하고 컨테이너 전용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설립했다. 또 1989년 5월 한진중공업을 출범시켜 청년시절 일본 고베의 조선소에서 주경야독하면서 키운 청운의 꿈을 이뤘다.

조중훈 창업주는 평소 “한 예술가의 혼과 철학이 담긴 창작품은 수천 년이 지나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듯이, 경영자의 독창적 경륜을 바탕으로 발전한 기업은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서 “사업은 예술과 같다”고 했다. 예술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창조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기업가도 예술가의 신념과 노력으로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낚시대를 열 개 스무 개 걸어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게 아니다. 진정한 낚시꾼은 한 대의 낚시대로도 많은 물고기를 잡는다’는 ‘낚시대 경영론’을 설파해왔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수송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업만 운영하는 종합물류그룹으로 성장해왔다.

조중훈 창업주는 기업은 반드시 ‘국민 경제와의 조화’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운영해야 하고, 눈앞의 이익 보다는 국익을 위해 기업이 일정 부분의 손해도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부실덩어리이던 대한항공공사, 대한선주와 같은 공기업을 인수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와 같다. 조중훈 창업주의 이와 같은 경영철학 속에 한진그룹은 국민경제와의 조화를 이루며 국민들의 복지에 기여하고자 노력해왔다.

2002년 조중훈 창업주가 타계한 후에도 그의 탁월한 경영철학, 수송산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한진그룹을 통해 계승, 발전되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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