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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끌어올리는 동서그룹 오너 3세들

지분율 끌어올리는 동서그룹 오너 3세들

등록 2020.03.16 15:54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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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두 아들에 총 25만주 증여동서 배당성향 50% 육박···배당으로 승계 재원 마련김종희 전무도 배당금 바탕으로 지분율 확대 꾀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의 두 아들 김동욱·현준씨가 조금씩 지주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등 동서그룹 오너 3세들의 지분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동서의 높은 배당 정책을 발판으로 승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장남 김동욱씨와 차남 현준씨에게 각각 지주사 동서 보통주 15만주, 10만주를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김 회장의 지분율은 19.04%로 줄어든 대신 김동욱·현준씨의 지분율은 각각 2.37%, 2.13%로 늘어났다.

김 회장이 두 아들에게 동서의 지분을 증여한 것은 2016년 12월 각각 10만여주씩 넘긴 이후 약 3년 여만이다. 3년 사이 동서의 주가가 반토막 이상 떨어지면서 증여에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현준씨는 이번 증여에 앞서 장내 매수로 동서 지분율을 확대한 바 있다. 김현준씨는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총 3만7000주를 매수했고, 김동욱씨는 이달 초 네 차례에 걸쳐 총 5만주를 사들였다. 동서의 주가가 지난달 말 약 1만8000원선, 이달 초 약 1만6000원선에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동욱·현준씨가 장내 매수에 투입한 자금은 약 15억원 수준이다. 장내 매수를 위한 재원은 그 동안 배당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동서그룹의 지주사 동서는 동서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등의 지분을 절반 이상 소유하고 있다. 동서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면 그룹 전체의 지배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동서는 1995년 증시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고, 해마다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배당으로 할 만큼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오너가의 지분율이 60%가 넘는 만큼 대부분의 순이익이 오너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는데, 자녀들의 지분 매입이나 상속 증여세의 재원 마련 등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고배당 정책으로 오너 자녀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내거나 지분을 장내 매수하는 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동서의 배당성향은 2014년 46.7%, 2015년 54.7%, 2016년 55.9%, 2017년 56.6%, 2018년 59.2% 등으로 꾸준히 유지해왔다. 지난해 배당 역시 전년과 마찬가지로 주당 700원, 배당금총액 69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49.1%이다. 김동욱·현준씨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배당으로 받은 금액은 총 126억원에 달한다. 올해 받을 배당 역시 30억원에 가까울 전망이다.

김동욱·현준씨의 사촌 형인 김종희 동서 전무도 비슷한 방식으로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려왔다. 김 전무는 김상헌 전 동서 고문의 장남으로, 동서그룹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전무는 2006년 동서에 입사한 이후 부친인 김상헌 전 고문으로부터의 지분 상속과 본인의 직접 매수 방식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2006년 2.24%에 불과했던 김 전무의 지분율은 지난 3월 12일 기준 12.34%까지 확대돼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전무 역시 급증하는 거액의 배당금을 발판으로 지분 확대에 나선 케이스다. 2006년 결산 당시 4억6700만원이었던 김 전무의 배당금은 2013년 50억원을 넘어섰다.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2015년 이후 4년간 챙긴 배당금은 298억원에 이른다. 김 전무가 올해 받을 지난해 결산 배당도 86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동서그룹은 김재명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장남 김상헌 전 고문이 동서를, 차남 김석수 회장이 동서식품을 경영하는 이원화 체제로 운영돼왔다. 김상헌 전 고문은 2014년 3월 회장직에 이어 2017년 4월에는 고문직까지 내려놓으며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고, 동서는 이창환 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오너 3세 중 김종희 전무를 중심으로 승계가 이뤄지는 중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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