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10년넘게 배당금만 수천억원 챙겨3세 김종희 전무, 지속적인 지분율 확대 ‘눈길’전문경영 끝나는 2020년 경영 전면에 나설 듯
동서그룹은 김재명 명예회장이 지난 1974년 창업주인 고 서정귀 사장으로부터 인수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인스턴트 커피브랜드로 유명하며 계열사인 동서식품의 경우 커피믹스 시장의 8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는 독보적 1위 업체다.
김 명예회장은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맡겼다. 장남 김상헌 전 고문은 지주회사를, 차남 김석수 회장이 동서식품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다만 김상헌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3월 등기이사를 사임, 고문으로 활동하다 이마저도 지난해 4월 물러났다. 동서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체제는 이변이 없는한 2020년까지 지속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동서그룹이 3세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여와 장내매매 등 지분확대를 지속하는 한편 고배당으로 승계작업 자금마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동서의 지분확대는 곧 그룹전반의 지배력 강화로도 이어진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동서는 동서식품(50%), 동서유지(50%), 동서물산(62.5%), 성제개발(100%), 디에스이엔지 (50%), 동서실업유한공사(100%), 동서음료(66%), 미가방유한회사(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중 미가방유한회사는 동서식품이 그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서그룹의 지분을 살펴보면 김상헌 전 고문은 18.56%,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19.36%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김상헌 전 고문의 장남 김종희 동서 전무(11.36%), 김석수 회장의 부인 문혜영(2.01%), 김석수 회장의 장남 김동욱(2.15%), 김석수 회장의 차남 김현준(1.96%) 등 특수관계인 39명이 67.2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엔 김종희 전무의 자녀인 김유민, 김현진 양도 포함돼 있다.
재계에서는 김 전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전무가 3세경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지분을 잇따라 매수하고 있기 때문. 김 전 고문이 사임한 이후 회사를 잠시 떠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무는 다시 복귀한 이후 지난해 8월 동서 주식 18만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1.22%로 끌어올렸다. 지난 4월에는 보통주 13만70주를 또 매수해 11.36%가 됐다. 김 회장과 김 전고문에 이어 3번째 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
김 전무의 지분확대와 관련해서 동서의 매년 이어지는 고배당도 눈여겨봐야할 점이다.
지난 2016년 동서는 총 66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현금배당은 670원으로 현금배당성향은 55.9%에 달한다. 이중 김상헌 고문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448억원을 받아챙겼다. 이는 전년보다 비교했을때 주당 배당금등 비슷하지만 배당성향은 1.2%p 더 높다.
지난해 배당의 경우는 이보다 더 커졌다. 현금배당총액은 693억원 규모로 주당 현금배당은 70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배당성향도 56.6%에 달했다. 지난해 오너일가는 배당금만 466억원가량을 챙긴 셈이다.
동서의 이같은 고배당성향은 2003년 배당을 실시한 이후 매년 이어졌다는 평가다. 오너일가가 받은 배당금, 배당성향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약 10년여동안 받은 배당총액만 수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 전무의 지분율은 한 자릿수(2%대)에서 두 자리 수로 늘어난데 대해, 고배당 정책이 큰 관여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기서 제기된다. 더욱이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다보니 배당금이 높으면 결국 오너일가의 주머니만 채우는 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동서가 지분 50%를 갖고 있는 핵심 계열사인 동서식품의 고배당이 동서의 고배당으로도 이어졌다”며 “동서의 3세경영은 오는 2020년께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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