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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점주들 “꼼수 변경” 반발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점주들 “꼼수 변경” 반발

등록 2020.03.26 15:52

수정 2020.03.26 16:56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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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 광고비→매출에 따른 일정 수수료 체계로 전환업주 “코로나19 불황에 광고비 변경 사실상 ‘갑질’”청와대 ‘광고정책 규탄’ 국민청원도···3300명 참여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점주들 “꼼수 변경” 반발 기사의 사진

국내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4월부터 광고 정책을 전격 변경한다. 배민은 그간 점주들로부터 일정액 광고비를 받아왔지만 새롭게 ‘오픈서비스’ 제도를 도입해 매출 대비 일정 비율의 수수료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번 배민의 수수료 개편이 결과적으로 ‘광고료 인상’ 효과를 불러오는 꼼수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내달부터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고,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5.8%로 1%포인트 내린다. 개편되는 오픈서비스는 기존 오픈리스트에서 제공되던 중개수수료를 감면하고, 무제한으로 제공되던 ‘울트라콜’을 3건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 배달의민족은 배달 매출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앱 내 노출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앱 화면에는 오픈리스트 3개 업소가 부문별 최상위에 올라가고 그 아래에는 월 8만8000 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이 자리한다. 오픈리스트는 여러 음식점이 신청하더라도 한 번에 3개 업체만 무작위로 보이며 울트라콜에는 이용 중인 모든 업소가 등장 가능하다.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자연스레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화면 하단으로 밀리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점주들은 소비자의 눈에 잘 띄기 위해 울트라콜을 중복으로 신청해왔다. 이에 매장 중복 노출로 인한 고객 불만이 증폭되자 배민은 이른바 일부 점주들의 ‘깃발 꽂기’를 막기 위해 오픈서비스 방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으로 오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신청 업소 모두 노출이 가능해졌다. 기존 울트라콜은 하단으로 밀린다. 바로 이 오픈서비스의 이용료가 월정액이 아니라 매출의 5.8%로 매겨지게 되는 구조다. 울트라콜 광고는 월 8만 8000원만 내면 등록할 수 있으며 수수료 기반 광고인 오픈리스트는 해당 광고 링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의 6.8%에 해당하는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결국 ‘광고료 인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배민 측은 중개 수수료를 낮춘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오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는 경쟁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중개 수수료가 1% 낮아진 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반토막이 현실화 된 실정에 이 같은 정책이 도의적으로 어긋난 ‘꼼수 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영업자 A씨는 “배민의 말처럼 오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는 경쟁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중개 수수료가 1% 낮아진 건 큰 의미가 없다”며 “내용만 봤을 때는 우리를 위하는 척 상생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결국 전체적인 비용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갈수록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달 주문 비율이 높아지면서 업주들의 배달 앱 의존도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이에 광고비 정액 지출에서 수수료 정책으로의 변경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정 지출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점주는 “광고비 인하 혹은 동결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를 위하는 척 광고정책 변경이 무슨 소용이냐”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잘 되는 곳은 잘 되는대로 수수료가 올라가 불만이 나올 것이다. 자연스레 배달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매장들도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 역시 치킨을 3만원대를 주고 먹게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광고정책을 규탄하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내용에는 광고정책 개편 문제점과 가맹점주들이 받게 될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현재 이 게시글에는 3300명이 넘는 인원이 해당 청원에 참여한 상태다.

‘배달의 민족 사용하는 소상공인 여러분들 꼭 봐주세요’라는 청원 글 게재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앞길이 막막한 가운데 업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배달의민족이 새롭게 시행하는 오픈서비스 정책으로 광고비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면서 “광고비를 많이 지불하는 만큼 매장 주문량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배달의민족은 신규 서비스로 중개수수료를 정당화하고 경쟁사 대비 중개수수료가 저렴하다고 강조하지만, 현재 배달 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독점하고 있어 자율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아직 광고 정책이 정식으로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입점 업체 운영자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향후 지속적인 안내와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정액 광고료가 수수료로 바뀌었을 때 돈을 더 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비용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실제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절반이 넘는 52%가 광고비를 덜 내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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