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룰 완화’ 등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이전보다 주주권 행사 환경 조성됐는데여전히 인사권등 정부입김 취약 지적도국민연금 존재는 기업에겐 여전히 부담재계, ‘기업 길들이기’ 변질 우려도 나와
최근 참여연대에서는 국민연금이 좀 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대표를 내도 여전히 영향력이 없는 현재의 국민연금의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비판했다.
‘5%룰 완화(지분 대량보유 공시의무)’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도입하면서 국민연금이 이전보다 주주권 행사할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종이호랑이’라는 불명예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모습이다.
우리·신한금융지주와 같이 비리 연루가 있었던 경영진 선임조차 못 막는 것은 물론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사에도 영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연금이 (반대를 포함한) 의결권 외에도 좀 더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의 활약 여부는 주총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올해 주총이 △5%룰 완화 △대기업 지분 확대 △적극적 권한 행사 가이드라인 마련 등으로 강화된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9년 12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적극적 주주행동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행사내역 사전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월28일부터 3월31일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연 기업 228곳 가운데 53곳(23.2%)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내역을 살펴보면 상당수는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이익 침해 이력을 문제 삼아 사내·사외이사의 선임·재선임을 반대하는 내용이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현준 효성 대표이사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기업 CEO의 재선임안도 포함됐고 국민연금은 여기에 반대의사를 냈다.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의결권을 비롯한 주주권을 본격 행사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의결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우선적으로 기업 우호지분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꼽힌다.
또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상장사에서도 국민연금 반대표는 회사 측 찬성표를 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국민연금 반대에도 25%가 넘는 주주들이 회사 측 손을 들어준 셈인데, 주총 보통결의 요건은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과 출석주식 수 과반수 찬성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국민연금이 의결권 만큼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만으론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을 없애려면 먼저 국민연금이 정부로부터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지배구조를 두고 한 말이다. 기금운용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위원장)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차관 등 정부 측 위원이 5명씩 포진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정부를 비롯한 외부 세력의 입김을 차단한다는 취지하에 전원 민간 위원으로 구성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위)로 하여금 주주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지만, 독립성 논란은 여전하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방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결정하는데 해당 위원장은 정부 인사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도록 돼 있다. 즉 국민연금 인사권 관련해서는 정부의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오히려 재계에선 국민연금 존재 자체가 경영상에 상당히 부담감을 줘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미 지난 2월 한국경제연구원 등 경제단체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본래 사업에 매진하기 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자료 요청에 시간과 노력의 대부분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며 “또 정부가 나서서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들을 제재하겠다는 발상은 기금설립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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