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아이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인영 “이재용 사과, 눈속임으로 보지 않는다”임기 마지막날 ‘이재용 사과’ 비중 있게 언급해여당 의원들도 긍정적으로 해석한 발언 내놓아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더 이상 삼성 내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제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식 사과를 했다.
다음날이었던 7일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포기한 시각 강남역 철탑 위에서 78일째 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가 세 번째 단식을 시작했다”며 “저는 삼성과 대한민국 기업경영의 새 출발이 노동 존중사회로 가는 첫 출발과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결자해지를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무노조 경영 포기가 대한민국 새 출발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의 어제 선언을 사법적 회피를 위한 얕은 눈속임으로 절대 보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경제가 새 시대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이 전 원내대표의 마지막 임기인 날이었다. 이날 민주당은 새로운 원내대표로 김태년 의원을 선출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주재한 회의 발언에서 삼성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언급한 것이다.
이 전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이것이 정말 진정한 우리 사회 변화의 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남기고자 한다”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나 경영 승계 포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역사적 전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 마지막날인 것에 대해 “온 힘을 다해 달려왔지만 허물도 있었고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일도 많았다”라며 “너그럽게 받아주시기를 요청 드린다”라는 말도 남겼다.
이 전 원내대표는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인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을 대표한다. 이 전 원내대표는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강성적인 이미지 때문에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애썼다. 그래서인지 마지막날에 부드러운 어조로 이 부회장의 사과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이날 정치권에선 이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견해가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우원식 의원은 “불법과 편법 논란 관련 쟁점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했고, 김두관 의원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것과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봤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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