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에 5월 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 경신주춤하던 신용거래융자 이달 들어 9조원대 회복원유·레버리지·인버스 등 ‘한방 베팅’ 늘어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개인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9조1483억원을 기록했다. 잔고는 지난달 29일 두달만에 9조원대를 회복한 이후 2거래일만에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빚을 내 주식 투자를 단행하는 개인들이 많다는 의미다.
신용공여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통상 투자자는 매수 금액의 40%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 60%를 증권사로부터 빌리는 구조다. 흔히 주식이 활황일 때 증가하는 신용공여 잔고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진 지난 3월 10조260억원에서 6조4075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한 달 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2거래일 휴장 후 개장한 지난 4일 1조6983억원 어치를 쓸어담으며 일일 순매수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199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원)의 순매수 기록이 8년 9개월만에 깨진 것이다.
개인 순매수액이 일일 기준 1조원을 넘어선 건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개인들은 최근 두 달간 8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 매수세가 증시를 떠받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이 기간 개인들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원유ETN 등 고위험 상품에 주로 투자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소위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코스피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레버리지’도 2위에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최근 한달 동안은 원유 상품에 돈이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WTI원유선물’이다. 개인은 이 종목에 무려 1조2146억원을 베팅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금액이 몰렸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레버리지 ETF를 통해 상승과 하락 양방향 매매에 활발하게 임했다”며 “ETF이 장점인 거래세 면제를 활용해 개인들이 패시브한 ETF를 액티브하게 거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주식의 단기 방향성에 베팅하는 과잉 거래는 결국 매매 비용 누적 등으로 손실로 귀결되기 쉽다”며 “그나마 ETF는 거래세가 면제되지만 개별 종목을 자주 매매할 경우 슬리피지(시장가격 주문시 호가 갭으로 인한 손실)가 누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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