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1분기 (주)두산 순손실 3800억1·2차 희망퇴직 ‘인력 조정’···내주 휴업 결정인프라코어·밥캣도 코로나19 여파···실적 ‘뚝’
15일 두산중공업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3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지만, 5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 473억원 영업이익은 올해 첫 분기에서 적자전환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명예퇴직 실시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1분기 중 1차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직원 6700명 중 650여명을 줄였다. 이날 2차 희망퇴직 접수를 마감했다. 1·2차 퇴직자를 합쳐 적어도 1500명가량 직원을 정리할 계획인데, 2차 퇴직 신청자 숫자를 고려해 휴업 인력을 확정하고 오는 21일부터 휴업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전환기를 맞으면서 수사업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다. 급기야 사업형 지주사인 (주)두산까지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전날 공개된 (주)두산의 1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270억원, 90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74.4% 각각 줄었다. 별도 사업 집계만 보면 1분기 매출액 5581억원, 영업이익 606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 대비 각각 7.4%, 47.8% 증가했다. 결국 계열사 손실을 고스란히 떠받았다.
(주)두산은 지난해 43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38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어 실적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주)두산의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은 2018년 연간 3405억원의 순손실을 뛰어넘는 최대 폭이다. 작년 1분기 5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4350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주)두산의 연결 손실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알짜 계열사의 1분기 실적도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년 대비 뒷걸음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영업이익 1810억원, 당기순이익 74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7.6%, 4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868억원,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 51% 줄어든 수치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2조4000억원의 한도 대출을 지원받는 댓가로 3조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측은 은행권 대출 2조3000억원은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자산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두산 측은 채권단과 자구안 최종 확정에 앞서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모트롤BG(자체 사업), 골프장 클럽모우CC 등의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외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코로나19로 자산 매각 작업은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진 시점이다.
이날 (주)두산의 주가는 전일 대비 6.54% 급락한 3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부진 우려는 물론, 1분기 배당 중단 발표 등으로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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