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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한진칼 이사회 불참한 까닭

[Why]조원태 회장, 한진칼 이사회 불참한 까닭

등록 2020.05.26 13:34

수정 2020.05.26 13:35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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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대한항공 이사회서 1조 유증 추진키로유증 참여·출자 결정 한진칼은 불참···‘이해상충’ 문제사외이사 의장이 적극 주도, 독립·투명 지배구조 강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1등 항공사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모기업이자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3000억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와 출자 등은 회사 경영에 관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모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이사회에만 참석하고, 한진칼 이사회에는 불참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에 참석해 유상증자 규모와 방식 등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는 사안의 위중함을 고려해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참석했다. 사내이사는 조 회장과 우기홍 사장, 이수근 부사장 등 3인이고, 사외이사는 정갑영 이사회 의장 등 6인이다.

다음날(14일) 열린 한진칼 이사회에는 석태수 한진칼 사장과 김석동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9명의 사내·외이사만 출석했다. 조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2명의 불참자가 발생한 것이다. 조 회장이 한진칼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 4월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또 대한항공의 기존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배정된 물량보다 더 많은 신주를 확보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건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 각각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조 회장이 모든 이사회에 참석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다.

대한항공 내 직책이 없는 석 사장은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대한항공 소속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 부사장이 빠진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조 회장은 25일 열린 한진칼 임시 이사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사회는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1000억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유상증자로 취득한 대한항공 신주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조 회장의 불참은 한진칼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정관을 변경했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고, 투표를 거쳐 사외이사를 각각 의장으로 선출했다.

조 회장 공백에도 불구, 이사회는 중대한 경영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이는 이사회 위상과 권한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동시에 조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투명화를 실천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유상증자 못지않게 한진칼의 출자 규모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조 회장은 한진칼 이사회 참석으로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했고, 이사회는 대주주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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