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1.4조 정부 지원에 전쟁 중단 제안대한항공 유동성 확보에 전사차원 대응 중3자주주연합, 지분매입 등 추가 공격 가능성지분율 우위···여론 눈치 살피며 관망 전망도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정부의 긴급 유동성 지원 발표에 대해 “지주사 한진칼에 대한 3자 연합과의 소모적인 지분경쟁을 중단하고,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구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을 결정한 만큼, 1등 항공사로서 위기 극복과 조기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 극복 명목으로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 중 만기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금융지원 규모는 총 1조4000억원인 셈이다.
동시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에 대한 간접적인 휴전 선언으로 풀이된다. 지분경쟁을 중단한다는 것은 한진칼 지분을 새로 사거나, ‘백기사’를 영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진그룹 전체 매출의 70% 이상은 대한항공에서 나온다. 대한항공의 경영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조 회장은 그룹 차원의 즉각적이고 전사적인 대응에 돌입했다. 올해 연말까지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스케줄로 꽉 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과 경영개선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요구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정부 지원에 부응하고 추가적인 현금 확보를 위해 조만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구체화한다. 5월 초께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방안 등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더라도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황 악화에 따라 흥행 여부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질 수 있다.
최대주주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 기존 지배력 유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진칼이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은 1412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등 대한항공 소유의 비핵심 자산과 적자사업 매각도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최근 매각주관사로 삼성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대한항공은 실사 등을 거쳐 늦어도 6월에는 예비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매각에 따른 최종 대금 유입은 올해 말로 추정된다. 통상적인 매각절차는 매각주관사 선정, 실사와 매각대금 결정, 예비입찰과 숏리스트(적격 예비인수 후보) 선정,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최종 인수자 선정 및 주식매매계약(SPA)이다. 약 5~6개월 가량 소요된다.
3자 연합은 한진그룹 전체가 대한항공 위기 극복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경영권 공격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영악화에 기름을 붓는다는 부정적 여론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진그룹 차원에서 3자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쏟아부을 인력과 자금에 대한 낭비 지적도 불가피하다.
재계와 관련업계에서는 3자 연합이 당분간 관망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본다. 이미 우위를 점한 만큼, 무리한 지분 확대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조 회장 측은 총 41.81%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3자 연합의 현 지분은 42.75%로 1%포인트 가량 앞선다.
일각에서는 기세를 몰아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한진칼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비용부담을 줄이고, 대내외적 여론 악화를 의식할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3자 연합 관계자는 “조 회장 측의 지분경쟁 중단이 가지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한진그룹 정상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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