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원 확정한 산은···두산중공업은 언제쯤?

수은 이어 산은도 26일 대한항공 지원안 승인

두산重, 실사 윤곽 잡혀···매각 대상·시기 진통

솔루스 매각도 지연···정상화 방안 내달 넘어갈 수도

그래픽=박현정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과 달리 두산중공업과의 협상은 길어지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날 오전 신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지원안을 확정했다. 수은은 전날 오후 여신위원회를 열고 지원안에 대해 논의했고 최종 승인 결론을 내렸다. 이는 채권단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대한항공 지원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다.

채권단은 70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 인수, 영구채(발행 후 1년 후 주식전환권 부여) 3000억원가량 인수, 운영자금 2000억원 대출 등 모두 1조2000억원을 대한항공에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6대 4다.

이들 은행은 내부위원회 승인 이후 대한항공과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토대로 특별 약정을 체결한다.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은 전날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어 특별 약정 내용을 논의했다.

대한항공과 달리 두산중공업 사정은 조금 다르다. 당초 이달 내 두산중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내달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관측된다. 채권단과 두산중공업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중순 실사를 마치고 이번주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매각 대상과 시기 등을 놓고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3조원의 자구책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을 포함해 두산 계열사와 사업 부문의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이 갖고 있는 두산타워, 라데나CC와 클럽모우CC 등 부동산 등도 매각 대상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유상증자,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이후 두산은 계열사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들을 매각하더라도 3조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핵심 계열사인 두산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매각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야구 구단인 두산베어스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채권단과 두산 양측은 두산베어스 매각설에 대해 모두 부인한 상태다.

그러나 두산 인프라코어와 밥캣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프라코어와 밥캣을 매각할 경우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빈껍데기만 남게 되는 만큼, 미래 성장을 담보로 하지 않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지원 규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채권단은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 1조원, 지난달에는 8000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외화채권 5억달러(5868억원)에 대한 대출 전환도 해줬다. 채권단은 두산이 제출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보고 추가 지원 여부 및 규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의 대략적인 윤곽은 잡힌 상태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을 매각하고 그 시기를 어떻게 할지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