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벨기에로 번진 까르보불닭 리콜···김정수號 글로벌 확장 전략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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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벨기에로 번진 까르보불닭 리콜···김정수號 글로벌 확장 전략 '빨간불'

등록 2026.06.01 16:07

김다혜

  기자

독일·스웨덴·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서 판매 제한·회수 조치유럽법인 매출 154% 급증 속 브랜드 신뢰도 시험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양식품의 핵심 수출 제품인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최근 벨기에에서 판매 중단 및 소비자 리콜 조치를 받았다. 독일·스웨덴·네덜란드에 이어 벨기에까지 유럽 각국에서 회수 및 판매 제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사업을 키워온 김정수 회장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유럽 시장에서 규제 이슈가 반복되면서 브랜드 신뢰도와 현지 유통망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벨기에 연방식품안전청(FAVV)은 지난 4월29일 까르보불닭볶음면 일부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 및 소비자 리콜 조치를 내렸다. 회수 대상은 유통기한이 2026년 11월12일인 M6 로트 제품이다.

벨기에 당국은 해당 제품에서 3-MCPD와 글리시딜 지방산 에스테르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두 물질은 팜유 등 식물성 유지를 고온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제품 섭취를 중단하고 판매처에 반품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벨기에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식품·소비재 안전 경고 포털 '레벤스미텔바르눙(Lebensmittelwarnung)'은 지난 4월 까르보불닭볶음면 리콜 공지를 게시하고 건강상 위험 가능성을 이유로 소비자 대상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도 동일 제품에 대한 판매 제한 및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홍콩 식품안전센터(CFS)도 벨기에 회수 사례를 '푸드 인시던트 포스트(Food Incident Post)' 참고 자료로 게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불닭 컵면(HW3 로트)과 까르보불닭볶음면(M6 로트) 사례가 포함됐다. 유럽에서 시작된 식품 안전 이슈가 아시아 규제기관 자료로까지 공유되며 국제적인 관심 사안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삼양식품은 규정 적용과 측정 방식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유럽연합(EU) 내 인스턴트 라면류에 대한 글리시돌 관련 별도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며 "동일 로트 제품을 독일 현지 식품분석기관(SGS)에 의뢰한 검사에서는 EU 식물성 유지 제품 허용 기준 이내 결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측정 방식과 기준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삼양식품의 유럽 사업 확대 전략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수년간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5850억원으로 전체 매출(7144억원)의 81.9%를 차지했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 의존도가 더 높은 구조다.

특히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유럽법인 매출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8% 증가했다.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유럽이 핵심 성장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유럽법인은 해외 법인 가운데 세 번째 규모로 성장했다.

문제는 유럽이 식품 안전과 소비자 보호 규제가 가장 엄격한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이다. 특정 성분 관련 문제가 제기될 경우 국가 간 정보 공유와 후속 조치가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국가별 규제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동일 제품을 둘러싼 회수 및 판매 제한 사례가 여러 국가에서 반복되면서 현지 유통업체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논란은 이날 공식 출범한 김정수 회장 체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주도하며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유럽 시장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는 시점에 리콜 이슈가 잇따르면서 해외 사업 확대 전략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국가 간 규제 정보 공유가 빠르고 소비자 안전 기준도 엄격한 시장"이라며 "동일 제품에 대한 회수 사례가 여러 국가에서 반복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는 물론 유통 채널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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