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종 처분 검토”···재계 “검찰 신뢰회복 계기돼야”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가 나온 직후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심의위 권고가 존중돼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선 검찰을 상대로 기소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선 검찰이 만일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 권고를 존중하고 따른다면 ‘국민신뢰 제고’라는 제도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 수용) 개혁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검찰 위상을 새롭게 다지는 좋을 계기가 되지 않겠냐”라고 평가했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수사의 절차와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 당시 도입한 제도다. 수사 과정에서 우려되는 수사팀의 ‘확증 편향’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소와 영장청구 등의 판단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는 목적이다.
검찰은 그동안 진행된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단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도의 신뢰성은 충분히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 제도를 자신들 편의에 맞춰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이번에도 수사심의위 권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와 재계의 시각이다.
수사심의위는 미국의 대배심, 일본의 검찰심사회와 비슷한 제도다. 모두 민주적 통제를 통해 검찰의 권한을 견제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미국 대배심과 일본 검찰심사회는 일반 시민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사심의위보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노무현 정부 등에서 ‘검찰을 견제할 시민기구 도입’ 방안이 검토될 때마다 대표적인 해외 모범사례로 거론돼 왔다.
이번 수사심의위 권고를 놓고 이른바 ‘여론 재판’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미국 대배심과 같은 ‘검찰 견제 기구’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이들의 주장은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위원들이 하루만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게 적절치 않고, 여론 동향과 심리적 요인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주장이라면 모든 사건은 검찰이 꾸리는 전문 수사팀에 의해서만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사안이 복잡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수사심의위 제도를 부정하고 위원들의 역량을 폄훼하는 것이란 눈초리도 있다.
이번 사안을 심의한 현안위원 13명 중 10명이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직업군을 보면 변호사 4명을 비롯해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계 전문가, 중견 언론인, 종교인 등이다. 이에 수사심의위 위원들이 전문성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충분한 자격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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