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서 빛난 조원태 리더십 ···대한항공, 나홀로 흑자(종합)

영업익·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

조 회장 주축으로 위기돌파 노력

역발상 전략·미래경쟁력 투자 주효

뉴스웨이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에 별도기준 매출 1조6909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달성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전환한 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달성한 데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 임직원의 위기 극복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임직원의 급여 반납과 휴업 등 비용 절감, 코로나19 위기에도 수요 유치와 항공기 운항을 위해 전 세계 각국과 오지를 가리지 않은 임직원들의 헌신이 뒷받침됐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락하는 여객 실적을 추스리기 위해 화물 부문에 전사적 역량을 쏟았다. 그 결과 방역 물품 등 적시에 수송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화물을 대거 유치해 수익성을 높이고, 화물 임시 전세편 유치도 잇따라 이어졌다.

또 화물기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정비 점검과 관리에 역량을 집중했고,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대비 22%까지 높였다. 운항승무원들은 장거리 노선, 단거리 노선, 오지를 가리지 않고 안전운항과 정시수송을 위해 매진했다.

여객기 운항이 크게 감소했지만 객실승무원과 여객 직원, 지원부서의 직원들은 방역과 최선의 서비스를 위해 노력했다.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상당수의 직원들이 휴업에 적극 동참, 회사의 비용절감 노력에 힘을 보탰다.

임직원들의 헌신 결과, 코로나19로 세계 항공화물 시장의 상반기 수요가 약 15%, 공급이 약 23% 위축됐지만 대한항공은 오히려 성장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실적(FTK)이 10% 이상, 2분기 기준으로는 약 17% 증가했다. 2분기 화물부문 매출도 1조22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5% 가량 늘어났다. 2분기 기준 실적이 나온 글로벌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기도 했다.

코로나19 위기 속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고공행진에는 조 회장의 화물시장 대응 전략이 담겨 있다.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조 회장은 2010년대 장기 침체와 과다 경쟁으로 신음하던 항공화물 시장 환경에도 불구,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 구축에 힘을 보탰다.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고 한 2016년에도 조 회장(당시 총괄부사장)은 화물사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 축소 폭을 줄이자고 설득, 관철시켰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의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항공화물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자사 보유 L.A., 뉴욕 등 전용 화물터미널의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웠다.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 전반에 대해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화물시스템은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역발상 전략’도 조 회장의 아이디어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여객기들이 잇따라 공항에 발이 묶이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미래 경쟁력 투자와 신기재를 활용한 효율성 극대화, 다양한 위기 타개 전략과 시장의 신뢰가 어우러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