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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펀드는 다를까’···관제펀드 흑역사 보니

‘뉴딜펀드는 다를까’···관제펀드 흑역사 보니

등록 2020.08.07 08:23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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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국채수익률+α 보장하며 ‘흥행 예고’역대 정부펀드 성적표는 F, 자투리로 전락朴정부가 내놓은 ‘통일펀드’는 줄줄이 청산

‘뉴딜펀드는 다를까’···관제펀드 흑역사 보니 기사의 사진

정부·여당이 원리금을 보장하는데다 세금 혜탁까지 있다는 ‘한국판 뉴딜 펀드’ 띄우기를 시작했다. 정부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디지털 그린 뉴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뉴딜 펀드’ 조성을 본격화 하려는 모양새다.

이러한 펀드를 금투업계에서는 ‘관제 펀드’로 불린다. 시장이 자발적으로 조성하는 게 아닌, 정부가 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관제 펀드 역사는 그리 좋지 못했다. 각 정권마다 대표했던 관제펀드들은 대부분 수익률이 좋지 않거나, 설정액이 50억 미만인 ‘자투리 펀드’ 신세를 면치 못하는 흑역사를 줄줄이 써야만 했다. 한 마디로 이들은 ‘용두사미’로 끝난 악몽이 있었던 셈이다.

과거(2008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맞춰 나왔던 ‘녹색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0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4월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국내 금융기관들은 녹색성장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녹색금융협의회’를 창립했다. 은행연합회가 협의회 회장사와 사무국 역할을 담당했고, 이어 금융권에선 관련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녹색금융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출시됐던 관련 금융상품도 유명무실해졌다. 결국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 관련 예금, 적금, 카드, 대출 등을 출시했던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관련 상품 출시를 멈췄다. 급기야 2014년에는 수익률 부진으로 자금이 이탈해 1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버렸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두고 이명박 정부 당시 용두사미로 끝난 ‘녹색금융’의 악몽을 떠오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린뉴딜은 이명박 정부 녹색성장 정책과 닮은 점이 많은 정책이기도 하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밀어줬던 ‘통일 펀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짝 이목을 끌면서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남북경협주를 담은 통일펀드를 내놨다. 수익률마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통일펀드들이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를 청산하기까지 했다. 2017년 11월에는 ‘교보악사 우리겨레통일’이 청산했고, 2018년에는 ‘하이 코리아통일르네상스’가 청산됐다. 통일펀드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신영자산운용 상품이 유일하다.

관제펀드의 흑역사는 이번 정부가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2년 전 출시된 18개의 코스닥벤처펀드 역시 최근 2년간 수익률이 시원찮은(연 4%대)데다 자금유출 또한 심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뉴딜 펀드는 흥행 요소가 충분한 만큼, 과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아쉽게도 아직 운용 방식과 운용 주체 등 아직 정해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또 대통령 임기 종료 후 정책 수혜 상품에 대한 시장이 작아진 경험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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