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항공화물 이례적 호조로 흑자 달성운임 5월 고점 찍고 하락세···마진 영향 불가피각국 항공사 운항 재개로 여객기 벨리카고 확대국제선 회복 여전히 더뎌···국내선은 LCC가 주도
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서 화물운임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에 별도기준 매출 1조6910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선 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도 한숨 돌렸다. 2분기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86억원,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축소된 반면,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162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대형항공사들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크게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대한항공이 181억원, 아시아나항공이 803억원 적자로 추산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컨센서스보다 720배 이상 높은 실적을 냈고, 아시아나항공은 흑자를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항공화물이 이끌었다. 통상 전세계 항공화물의 50% 가량은 여객기 화물칸(벨리 카고)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여객기 운항이 90% 넘게 중단되면서 공급이 위축됐고, 항공화물 운임은 급등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화물운송량은 작년과 비교할 때 각각 19%, 3% 증가한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운임이 비싸지면서 덩달아 마진이 늘어났다.
2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운임(일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화물사업 매출은 95% 늘어난 1조2259억원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일드가 123% 급등했고, 매출은 95% 증가한 6391억원을 기록했다.
마스크와 방호복, 키트 등 국내발 K-방역 긴급수송 품목 수출이 증가한 점도 한 몫했다.
화물사업은 90% 넘게 빠진 여객사업의 부진을 상쇄시키기 충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송은 95% 위축됐고, 국내선도 40% 가량 위축됐다.
하지만 3분기에도 화물사업을 앞세워 호실적을 낼 수 있을지 속단할 수 없다는 게 시장 안팎의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항공화물 운송력은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다. 국가간 입국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각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통한 벨리 카고 영업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항공화물 운임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홍콩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에 따르면 홍콩발 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 5월11일 ㎏당 8.47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7월6일 4.55달러로 급락했다. 현재는 고점 대비 40~50% 하락한 5달러 중반대를 오가고 있다.
3분기 화물운임은 전년 동기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 대비 최대 2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통적 성수기이지만, 특수가 힘들다는 점은 부정적 전망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총 110개 국제선 노선 가운데 30여개 노선을 운항 중이고,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노선 중 20여개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를 해제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지만, 본격적인 해외여행은 쉽지 않다.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는 여객들이 늘고 있지만, 대형항공사들이 나설 자리는 마땅치 않다. 국내선 주도권은 기본운임 경쟁력을 가진 저비용항공사(LCC)가 챙긴 지 오래다.
비용절감 효과가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전직원 대상 휴업, 임직원 급여반납,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수익성 악화를 방어했다. 3분기에도 비슷한 강도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형항공사들이 최근 유럽 노선 운항을 재개했지만, 탑승률이 10% 내외에 그치며 부진하자 7월부터 공급을 축소했다”며 “국제여객 부문의 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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