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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고심···‘메모리 강화냐 비메모리 확대냐’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고심···‘메모리 강화냐 비메모리 확대냐’

등록 2020.08.26 14:20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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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글로벌 기업 ‘인텔’ 출신 이력메모리 약세 속 비메모리 상승세 움직임자체 이미지센서 생산···비메모리 간접투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메모리 반도체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고전할 것이란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90% 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편중을 벗어나 비메모리 사업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석희 사장은 2000년 인텔에 입사해 연구팀에서 최고 업적을 달성한 기술자에게 주는 ‘인텔 기술상’을 3회 수상했다. 인텔은 비메모리 사업 중심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다. 이 사장은 인텔에서 퇴직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2013년 SK하이닉스로 돌아와 미래기술연구원장, D램개발사업부문장, 사업총괄 사장을 맡았다.

2018년 연말 인사에서 이 사장이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되면서 반도체 업계에선 비메모리 사업을 점진적으로 키울 것이란 예상이 지속됐다.

◇메모리 하락 지속할 것···낙관론 힘들다 = SK하이닉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D램 매출은 11조1862억25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조1576억2900만원보다 10.1%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매출도 상반기 3조7567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4104억400만원보다 55.9% 증가했다.

다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약세 국면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낙관할 수 없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18년 말부터 계속된 메모리 약세를 체감했다. 지난해 D램 매출은 20조2926억8700만원으로 앞서 2018년 32조3709억3600만원과 비교해 37.3% 줄었다. 낸드플래시 매출도 지난해 5조1395억6300만원으로 2018년 7조4208억5700만원에서 30.7% 감소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약세 흐름을 예상했지만 업황과 채널 확인 결과 하락 깊이와 폭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분간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과거와 같은 호황을 목격하긴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대세 속 움트는 SK하이닉스 비메모리 = 반대로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은 성장세다.

상반기 SK하이닉스의 기타 매출은 8624억26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568억2300만원보다 31.3% 증가했다. 기타 매출은 이미지센서 부문과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출을 포함한다. 앞서 SK하이닉스의 기타 매출은 2018년 6532억7300만원에서 지난해 1조5584억8300만원으로 139% 상승한 2배 이상 성장을 거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편중이 완화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비메모리 반도체 확대로 사업을 다각화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이 주기적으로 사이클을 맞는 만큼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산업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세계 비메모리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30%에 불과하다. 2022년에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체 이미지센서 만들고 비메모리 간접투자 = 최근 SK하이닉스도 이런 흐름에 호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 전개하면서도 비메모리 반도체 영역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미지센서의 자체 브랜드 ‘블랙펄’을 만들었다. 올해 2천만 화소의 중급 제품을 선보였고 하반기 내로 0.8㎛의 픽셀 크기로 4800만 화소를 구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2017년에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100%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사해 관련 사업을 강화했다. 파운드리 사업이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만큼 독자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연말 중국 우시 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SK하이닉스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와 청주공장을 인수했다. SK하이닉스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향후 협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SK하이닉스가 2004년 매각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사이파이브에 투자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이파이브는 SK하이닉스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71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다만 개별 기업의 투자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장 설계 활용을 위한 투자는 아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설계 벤처기업 등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SK하이닉스가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도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며 “그만큼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준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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