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 정도가 경미하고,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이유에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A(48·여)씨는 지난해 1월 술에 취한 채 택시 조수석에 탄 뒤 목적지 인근에 도착해 거스름돈을 받는 과정에서 30대 남성 기사 입술에 느닷없이 뽀뽀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람들과 헤어질 때 입술에 손을 대고 키스를 보내는 행위를 하는 습관이 있을 뿐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태영 판사는 1심에서 "피해자 진술에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세부적인 상황 묘사가 있고, 블랙박스 녹화 상에도 피해자 진술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며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윤성묵 부장판사)는 "여러 증거를 살핀 결과 피고인이 택시 하차 과정에서 피해자 입술에 기습적으로 뽀뽀한 사실이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다만 '여성인 피고인이 남성 피해자 입술에 가볍게 1회 뽀뽀를 한 것으로, 형량이 무겁다'는 피고인 의견에는 수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추행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신상 공개·고지와 취업제한 명령은 따로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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