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는 본인 명의 빅히트 주식 가지려면 부모 동의 필요전 세계 아미 ‘소장 혹은 주주 권리 행사’ 위해 주식 매수 원해외신 “팬들 특정밴드 주식매매에 관심 이례적 현상” 보도
공모주 청약을 하거나 상장 주식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 계좌부터 뚫어야 하는데, 미성년자(만 19세 미만) 증권 계좌는 반드시 대리인(통상 부모님)이 동행해야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는 10대 아미가 부모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계좌만 개설하면 그 이후에는 증권사 온라인주식매매시스템(MTS)으로 간편하게 청약 및 매수 가능하다.
사실 부모님 입장에선 어린 자녀가 오빠들 ‘굿즈(기념품)’ 소장 목적으로 부모님 손을 빌려 빅히트 청약에 억 단위 증거금을 넣겠다는 것도, 상장 이후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겠다는 것도 등짝 스매싱 각이다. 그렇지만 곱씹어보면, 빅히트 공모주 청약은 부모님도 이득이면서 자녀도 만족할 만한 꽤 쏠쏠한 가족 재테크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빅히트 가치를 논할 때 올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를 비교선상에 놓는다. SK바이오팜은 1조원대 공모 금액을 모집한 점이 유사하고 카카오게임즈는 수천대 1의 기관 경쟁률을 보인 점이 비슷하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두 기업 공모 청약자들이 최대 450%(SK), 271%(카카오)의 짭짤한 단기 수익을 상장 직후 올린 것처럼, 빅히트 역시 상장(10월 15일) 초기 무난히 상승 흐름을 타며 수익을 안겨 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빅히트는 수요 예측에 기반한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43.85% (기관 배정 428만주 중 188만주로 추산) 대로 적은 편이어서 단기에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빅히트의 기관 수요 예측은 해외 투자자인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고 경쟁률 1117.25 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공모가는 한 주당 1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오는 5~6일 진행되는 일반 공모 청약 물량은 총 142만6000주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온 걸 보면 흥행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까다로운 절차의 미성년자 증권 계좌 개설을 하고 싶지 않다면, 부모님이 공모주 청약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의 빅히트 주식을 투자 목적으로 산 다음 빅히트 주식을 본인 명의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윈윈’ 전략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 증여세가 발생한다. 또한 무엇보다 10대 아미가 원하는 건 단 한 주라도 상장 이벤트에 맞춰 ‘빅히트 주식을 본인 명의 굿즈로 소장하는 것’이다. 미성년자 증권 계좌를 개설하려면 대리인이 필요 서류를 들고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면 된다.
빅히트 IPO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분위기를 확인해보니 청약 목적의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특별히 눈에 띄게 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명절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 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올해 8월말 기준 연령대별 신규 주식 계좌 분포에서 약 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20대 20%, 30대 31%, 40대 27%로 분포돼 있다.
빅히트 청약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추석 연휴 이후 부모님 손을 붙잡고 증권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영업점에 방문하는 10대 아미들의 움직임이 실제로 보일지, 3%에 불과한 미성년자 신규 계좌 개설 비중에 변화가 있을지 하는 부분이다.
빅히트 공모 청약은 공동대표 주관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에서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 다음으로 일반 청약 물량을 많이 배정 받았다. 총 55만5584주(30%)다.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관사였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을 원하는 성인 대상 신규 증권 계좌 개설 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따라서 지점 방문을 통한 미성년자 계좌 개설이 타 영업점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한 이번 빅히트 공모주 청약은 가입 유형에 따라 한 계좌 당 9000주~1만8000주까지 가능하다. 실제 배정 주식 수는 최종 경쟁률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도 전 세계 아미들이 빅히트 주식 매매에 관심 갖는 모습을 이례적 현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해외 국적 아미들은 한국 공모주 청약이 어렵다. 전 세계 아미들은 코스피 상장 이후에라도 빅히트 주식을 소장하고 싶다는 소망을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실탄이 넉넉한 일부 국내 2030세대 아미들은 공모주 청약부터 투자 겸 소장 겸 열정적으로 뛰어들 기세다. 은행과 증권사는 IPO 대어 상장 붐을 틈탄 새 손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는 오는 4일까지 ‘빅히트 공모주 갖기 신용대출 당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팬 세계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팬은 호구, 주주는 상전’으로 인식한다는 개념이 퍼지면서 빅히트 주주가 되어 실력 행사를 하겠다는 야망있는 아미들도 존재한다. 비록 아미 개인은 큰손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은 물량의 주식을 가질 테지만, 아미라는 정체성으로 뭉친다면 빅히트에 의미 있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충성심 높은 팬들이 빅히트 주주가 되는 게 주가 안정 측면에 있어 결코 나쁜 소식은 아닐 것이다. 향후 아미가 단순한 팬이 아닌 빅히트 주주 가운데 주효한 한 축이 되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지 여부는 지켜 볼 일이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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