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 발표 이후 개인 6000억 순매도목표주가는 ‘요지부동’···SK증권은 114% 껑충“주주 가치 훼손 無vs안 내리는게 아니라 못 내린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사 발표를 한 지난달 17일 이후 LG화학 목표주가를 제시한 16개 증권사 중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SK증권은 목표가를 오히려 높였다.
SK증권은 지난달 9월 28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LG화학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75만원으로 114.29% 대폭 상향했다. 앞서 9월 23일 목표가를 제시한 삼성증권(32.86%)과 KB증권(31.97%), 9월 17일 메리츠증권(14.81%) 모두 10만원 이상 눈높이를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사업 분할로 LG화학의 기업 가치 훼손은 없다고 보고 있다.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상장 이후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가 지난달 종료되며 배터리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보다는 배터리의 내재가치에 지속 주목해야 한다. 물적분할은 LG화학 주주가치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로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민감하게 반응할 이슈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전망”이라며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는 약 12% 하락하며 이번 이벤트로 인한 주가조정은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향후 전지 사업 가치가 계속 확대될 전망이어서 조정된 주가 대비 30% 이상의 상승여력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눈높이와는 달리 개인들의 LG화학 매도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추석 연휴로 인한 휴장 직전인 같은 달 29일까지 개인은 LG화학 보통주 605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9거래일동안 개인은 지난달 23일(504억원 순매수)를 제외하곤 8거래일동안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LG화학의 배터리 분사가 잠재적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상장한다는 계획인데, LG화학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의 잠재력에 투자한 만큼 손실이 우려된다는 것. 투자자 사이에선 ‘BTS를 보고 빅히트에 투자했는데 BTS가 탈퇴한 격’이라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기관 투자자들도 LG화학 분할과 관련해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들여다보고 나섰다. NH-아문디운용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로서 LG화학 관련 이슈와 관련해 주주서한 발송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분할 결정이 주주 가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화학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주)LG로 지분 33.34%를 보유 중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10.51%를 들고 있으며 외국인이 36.5%, 국내 기관 투자자는 12~1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개인투자자 지분율은 10% 안팎이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 투자 지표를 제공해야 할 증권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에선 회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애널리스트의 특성상 목표주가 하향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는 기업과 상호 협력 관계에 있다. 물적분할 이슈만으로 목표가를 조정하는 건 쉽지 않다”며 “향후 실적 발표 등 뚜렷한 변동이 있는 경우에 목표가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LG화학은 비상장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되며 내년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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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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